[더파워=최병수 기자] 상품수지가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지난 9월 전체 경상수지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흑자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85% 가까이 줄었다. 중국 등으로의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원자재 등 수입 증가 추세는 이어지면서 상품수지(수입과 수출의 격차)가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6억1천만 달러, 우리 돈 약 2조2천508억 원 흑자로 집계됐지만, 흑자 규모는 작년 같은 달(105억1천만달러)보다 88억9천만 달러나 감소했다.
올해 들어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241억 4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흑자 폭이 432억 7천만 달러 축소됐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수입 급증과 해외 배당이 겹치면서 적자를 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7% 줄어든 570억 9천만 달러로 나타났다. 대(對)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2020년 10월 이후 23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수치다. 통관수출은 석유제품,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중계무역순수출 둔화 등의 여파로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한국은행 관계자는 설명했다.
반면 수입은 565억 9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8%(86억 3천만 달러)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25.3% 증가했다. 원자재 중 가스, 원유, 석탄의 수입액(통관기준) 증가율은 각 165.1%, 57.4%, 32.9%에 이르렀다.
수송장비(23.7%), 반도체(19.2%) 등 자본재 수입도 10.6% 늘었으며 곡물(38.1%), 승용차(24.2%) 등 소비재 수입도 13.0% 증가했다.
9월 서비스수지는 3억4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적자 폭은 작년 9월(-6000만달러) 대비 2억8000만달러 커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운송수지는 흑자(11억8000만달러) 기조를 유지했지만 9월 상하이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만에 반토박이 나면서 작년 9월(19억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7억2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영향으로 여행수지 적자도 4억8000만달러에서 5억4000만달러로 늘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8억 4천만 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반면 이전소득수지는 3억 8천만 달러 적자를 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45억 9천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7억 8천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4억 7천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억 달러 줄면서 2020년 3월 이후 3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14억 9천만 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