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부동산 개발 업체로부터 촉발된 중국 경제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등 최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KDI는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KDI는 지난 7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8월에는 "경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회복세를 부각했다.
하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경기 부진 완화'라는 표현이 빠지고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포함됐다.
반도체 생산은 5월에 전년동월대비 18.7% 감소했다가 6월과 7월 감소폭이 각각 15.8%와 14.8%로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도 7월 33.6%에서 지난달 20.6%로 줄었다.
KDI는 반도체 수출 부진도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 불안, 국제유가 상승 등 경기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부동산 기업의 금융 불안, 부동산 투자 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7월 중국의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부동산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입의 감소 폭마저 크게 확대된 바 있다. 이에 주요 투자 은행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의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5.1%로, 이전 설문 전망치(5.2%)보다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국제 유가도 변수로 거론됐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4% 뛰었다. 석유류가 전년동월대비 11.0% 하락했는데 전월(-25.9%)보다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물가 상승폭이 확대됐다.
KDI는 “최근 유가 상승과 올해 하반기 재고 감소 전망 등이 반영돼 주요 기관의 유가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는 추세”라고 했다.
소비의 경우 7월 서비스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9% 증가해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소매판매(-1.7%)는 고물가로 인해 감소 전환되는 등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반면 소비자심리지수(103.1)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소비 심리는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줄며 감소 폭이 확대된 설비투자(-11.0%)는 낮은 제조업 평균가동률(70.2%), 관련 선행지표 등을 근거로 부진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건설투자도 건설수주(-55.3%), 주택착공(-71.67%) 등 선행지표가 좋지 않아 앞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달 수출 감소폭이 8.4%로 전달(-16.4%)에 비해 축소된 것을 감안하면 광공업생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