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감사원이 30개 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과 경영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공직기강 해이 사례가 대거 확인됐다.
감사원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및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지난 2020∼2021년 주요 공공기관 14곳의 임직원 65명이 겸직 규정을 어기고 부당 영리 행위에 종사해 총 24억원을 번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노트북 지급의 필요성을 검토하지도 않은 채 지난해 8월 3급 이하 전 직원에게 노트북 5690대(76억6000만원)를 일괄 구매해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 감사에서는 보상휴가를 받기 위해 직원의 87%가 시간외근무 실적을 허위로 입력하거나 대상이 아닌 상위직 관리에게도 보상휴가를 부여한 행태 등이 드러났다.
가스공사 사장과 간부들은 해외 출장 숙박비를 별도 규정 없이 무한정으로 지출하기도 했는데, 이들이 공무원 여비 기준 대비 초과 사용한 숙박비는 조사 기간 총 7623만원에 달했다.
특히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은 호텔 스위트룸에 묵으면서 하루 숙박비로만 26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채 전 사장이 해당 숙소에 3박을 묵어 총숙박비만 780만원을 썼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4개 기관의 경우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해 경마장에 출입한 직원이 8명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5개월 간 9차례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마장을 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이 기간 구입한 마권은 1089장에 달한다. 구매한 마권의 금액은 총 377만원에 달한다. 1회 방문 때마다 42만원가량을 마권 구입에 쓴 것이다.
A씨 외에도 한국전력공사 1인, 한국수력원자력 1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5인 등 총 8명이 근무시간에 경마장을 출입한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한국마사회의 경우 2013년에서 배임수재로 면직된 자가 재채용을 요구하자 2017년 임원 지시로 비공개 재채용이 이뤄진 사례가 드러났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손실보상업무 담당 직원이 자신의 부친을 영농인으로 허위 등록해 영농손실보상금 8121만원을 편취하는 일이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공무원은 한국난방공사 파견직원에게 개인적인 식사비를 대리결제시키는 등 난방공사의 법인카드를 총 897회, 3827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무원은 난방공사 파견직원에게 출퇴근 픽업, 음식물 배달, 주말 개인 일정에 차량 제공, 자녀 도시락 준비 등을 늘상 지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 업무상 배임, 사기 등의 범죄혐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총 18명을 검찰총장에게 고발 및 수사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