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0.8% 감소, 한 달 만에 다시 줄어
사진=연합뉴스[더파워 최병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이 3.9% 줄어들어 감소폭이 외환위기 후 2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고 설비투자는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영향 등으로 12월 산업생산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소매판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 지수(2020년=100)는 110.9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산업생산지수는 2021년 5.3% 증가한 이후로 3년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서 늘었으나 전자부품, 반도체 등에서 줄어들어 3.8% 감소했다. 반도체의 불황으로 인해 제조업 생산은 3.9% 감소해 1998년 이후 25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산업생산 증가는 서비스업이 견인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2.9%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전년 대비 3.2% 감소했던 2003년 이후 20년만에 최대 감소한 것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가 작년과 재작년 좋지 않았던 상황이고 금리나 환율 영향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를 부문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0.2%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소비재(-2.6%)는 판매가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전년 대비 5.5% 감소해 2019년(-5.6%) 이후 4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반도체용 가공 기계가 포함되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2%)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부진이 영향을 주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토목 등 공사실적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건설 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경상)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19.1%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0.3%)과 광공업(0.6%)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내구재·준내구재에서 모두 줄어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11월 반짝 증가(0.9%)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3.2%)가 줄었지만, 기계류(8.9%)가 늘면서 5.5% 늘었다.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2.7% 줄었고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34.9%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p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