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토요타 그룹의 무역상사인 토요타 통상과 손잡고 미국 현지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글로벌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토요타 통상은 최근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계약 체결식’을 갖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세일럼(Winston-Salem)에 ‘GMBI(Green Metals Battery Innovations, LLC)’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GMBI는 사용 후 배터리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을 파·분쇄해 ‘블랙 매스(Black Mass)’를 생산하는 전(前)처리 전문 공장이다. 블랙 매스는 이후 후처리 과정을 통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금속으로 추출돼 다시 배터리 제조에 활용된다.
공장은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며, 2026년부터 연간 최대 1만3500톤 규모의 처리 능력으로 본격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는 연 4만대 이상의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강창범 LG에너지솔루션 CSO(전무)는 “GMBI 설립을 통해 핵심 원료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고 북미 리사이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가치를 바탕으로 북미 리사이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카타야마 마사하루 토요타 통상 COO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력을 통해 북미 지역의 리사이클 인프라를 확대하게 돼 의미가 크다”며 “이번 합작법인은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사회 구현을 위한 순환경제 실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의 토요타향 배터리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과 토요타 통상이 수거한 북미 지역 사용 후 배터리를 바탕으로 블랙 매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로써 배터리 생산부터 회수·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Closed Loop System)’ 구축을 본격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토요타 그룹과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게 됐다고 평가하며, 북미 전기차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 4월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함께 프랑스 발두아즈에 연간 2만톤 규모의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국 진출은 글로벌 리사이클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