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의결서에서 제당 3사가 심사관 조사 단계부터 심리 종결 때까지 행위 사실을 일관되게 인정했고, 위법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자료 제출과 진술 등 조사에 적극 협력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는 조사 단계 협조와 심의 단계 협조를 각각 10% 이내에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두 항목 모두 최대 수준의 감경이 적용된 셈이다.
과징금 산정의 출발점이 되는 부과 기준율도 하한에 맞춰졌다. 공정위는 제당 3사의 위반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하면서도 해당 구간인 15.0% 이상 20.0% 미만 가운데 15.0%를 적용했다. 담합 사건에서 부과 기준율은 관련 매출액에 곱해 과징금 산정기준을 정하는 핵심 요소다.
공정위는 제당 3사가 국민 고통을 가중하고 부당한 이득을 추구했으며, 사실상 독점 기업과 같이 가격을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또 담합이 약4년 이상 장기간 이어졌고 국민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크며 재발 방지를 위해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원당 가격 상승에도 3사의 영업이익률이 증가했고, 현저한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점도 의결서에 포함됐다.
다만 부과 기준율을 20.0%로 적용하고 나머지 조건을 의결서와 동일하게 계산할 경우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844억여원, 삼양사 1736억여원, 대한제당 1698억여원 등 약528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공정위 의결서에 기재된 부과액 합계 약3960억원보다 약1320억원 많은 수준이다.
가중 사유 적용에서도 낮은 비율이 반영됐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의 증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주식 소유 금지 위반 전력으로 가중 대상이 됐다. 과징금 고시상 10% 이상 20% 미만을 가중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공정위는 가장 낮은 10%를 가산했다.
비공개 처리된 리니언시, 즉 자진신고 감경 여부에 따라 실제 부담액은 공표된 과징금과 달라질 수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설탕 사건의 자진신고 1순위와 2순위가 검찰과 공정위에서 달랐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공정위는 당시 “과징금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자진신고 감경제도가 악용되지 않도록 감경 인정 요건을 엄정하게 심의해 감면 여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제당 3사는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공정위는 조사와 심의 협조를 이유로 과징금을 감경했지만, 최종 제재의 적정성은 법정에서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