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6일 코스피 7000 시대와 ‘코리아 프리미엄’ 안착을 위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더파워 이경호 기자] 코스피 상승 흐름 속 주식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불공정 거래와 탈세 행위에 대한 세무 검증이 확대된다. 국세청은 주가조작, 터널링, 불법 리딩방 행위와 관련된 총31개 업체를 대상으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2차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주식 장기투자 촉진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목표로 추진된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27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코리아 프리미엄’ 안착을 위한 후속 조사에 나선다.
조사 대상은 유형별로 주가조작과 회계사기로 이익을 챙긴 업체 11개, 기업의 자산과 이익을 사주일가로 빼돌린 터널링 관련 업체 및 사주일가 15개,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투자금을 편취한 불법 리딩방 업체 5개다.
주가조작 유형에서는 허위정보와 외형 부풀리기를 통해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소액주주에게 넘기고 양도차익을 은닉한 사례가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일부 업체는 ‘신사업 진출’, ‘상장 임박’ 등을 허위로 홍보해 투자자를 유인한 뒤 페이퍼컴퍼니와 차명계좌를 이용해 미리 매집한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공세금계산서를 주고받아 매출을 부풀리고 가공 원가를 계상한 회계사기 사례도 확인됐다. 회사 소유 고가 주택을 대표이사에게 무상 이전하거나 대여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빼돌린 사례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또 양호한 경영실적에도 회계감사 자료를 고의로 제출하지 않아 상장폐지된 뒤, 상장폐지를 앞두고 회사 제조기술 등을 사주일가 지배법인으로 이전하고 대가를 받지 않은 사례도 포함됐다.
터널링 유형은 상장기업 내부에 자금 유출 통로를 만들어 사주일가에게 이익과 자산을 이전한 경우다. 국세청은 사주가 사용할 고급 음향장비와 반려동물 용품을 법인 비용으로 구입하거나, 사주의 개인 변호사 선임 비용을 회사가 부담한 사례를 들었다. 투자경력이 없는 사주 지인이 운용하는 펀드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뒤, 해당 펀드를 통해 사주 지배 부실기업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게 한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사주 배우자가 설립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뒤 차명법인과의 가공거래로 자금을 빼돌린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기업은 별도 물적 시설이나 종업원 고용 없이 가족회사를 세워 상장법인의 사업기회와 자산을 넘겨받고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불법 리딩방 업체 5개도 조사 대상이다. 이들은 유튜브 등에서 유명세를 얻은 뒤 사회초년생과 노년층 등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추천주 300% 급등”, “3일 내 100% 수익보장” 등 자극적 문구를 활용해 고액 멤버십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천주식을 알리기 전 운영자 측이 미리 주식을 매집하고, 이후 회원들을 매수세로 이용해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불법 리딩방 수익을 특수관계 법인으로 이전하거나 동영상 제작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꾸며 수익을 빼돌린 사례도 조사한다. 가족 운영 업체를 거래 단계에 끼워 넣거나 가공 비용을 계상해 법인세를 탈루한 사례도 검증 대상이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 대상 업체의 시장 교란행위뿐만 아니라 거래 과정에 얽힌 모든 관련인과 거래행위 전반을 검증해 철저히 과세할 계획”이라며 “주식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통해 단 한 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국장은 이어 “‘기업이 번 돈이 주주에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식시장 불신의 뿌리를 제거하고 ‘규칙을 지키면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신뢰가 쌓일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투명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주식시장이 ‘모두의 성장’이 실현되는 장으로 거듭나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주식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금융당국 및 수사기관과 공조해 불공정 거래에 엄정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재산은닉 등 조세범처벌법상 범칙행위가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조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