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LG전자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를 겨냥해 미국에 칠러 생산공장을 새로 짓고 국내 생산라인도 확대한다. 미국 공장 신설과 평택·창원 생산라인 증설 및 설비 고도화에 총 1500억원을 투입해 북미를 중심으로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냉각 수요에 대응한다.
LG전자는 미국 버지니아주 윈저에 연면적 3만2000㎡, 부지면적 17만㎡ 규모의 칠러 생산공장을 구축한다고 1일 밝혔다. 내년 상반기 생산을 목표로 하며 AI 데이터센터에 주로 공급되는 공랭식 칠러를 생산한다.
칠러는 차가운 물을 대량으로 만들어 데이터센터와 대형 건물, 공장 등의 냉난방공조(HVAC)에 사용하는 설비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칠러가 생산한 냉각수를 공기 냉각부터 액체 냉각까지 활용할 수 있어 열관리의 핵심 설비로 꼽힌다.
LG전자가 미국 생산거점으로 버지니아주를 택한 것은 데이터센터 수요와 맞닿아 있다. 버지니아주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있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 확대도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용량은 올해 226GW에서 2030년 420GW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약 60%가 북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생산능력도 동시에 늘린다. LG전자는 평택과 창원 공장에 공랭식 칠러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하고 생산설비를 고도화한다.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하나의 컨베이어에서 진행하는 흐름라인 생산방식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인다.
평택과 창원의 신규 라인은 올해 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여러 생산라인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늘어나는 주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공장 신설과 국내 생산라인 증설·설비 고도화에 들어가는 투자액은 총 1500억원 수준이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냉각 사업의 범위도 넓힌다. LG전자는 대형 냉각설비인 칠러에서 냉각수분배장치(CDU), CPU·GPU 등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직접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까지 연결하는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CPU와 GPU를 대규모로 사용하는 만큼 발열 관리가 중요하다. LG전자는 공랭식·수랭식 냉각 제품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전력 인프라 솔루션까지 결합해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북미에서는 칠러와 CDU 등 냉각 제품을 기반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한다. 아시아에서는 LG 계열사의 역량을 묶은 '원(One) LG' 방식으로 고객 접점을 넓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시나르마스 그룹이 자카르타에 구축하는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에 원 LG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의 냉난방공조 기술을 중심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솔루션, LG CNS의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역량 등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인프라인 냉각 솔루션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지속 강화해 급증하는 시장 수요를 적극 공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