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한승호 기자] 국내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3분기 다시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경기실사지수(BSI)는 전분기 93에서 87로 6포인트 떨어졌으며, 4분기 전망 역시 97에 머물러 본격적인 경기 개선을 기대하는 기업보다 부진을 예상하는 기업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이 19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제조업 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제조업 시황 BSI는 89로 전분기 90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BSI는 같은 기간 93에서 87로 6포인트 떨어지며 하락폭이 더 컸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전분기보다 경기가 개선됐다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을 밑돌면 악화됐다는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7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으며 국내 제조업체 1500곳이 응답했다.
세부 항목에서도 회복세는 뚜렷하지 않았다. 3분기 내수 BSI는 88로 전분기보다 2포인트, 수출은 92로 4포인트 하락했다. 설비투자와 고용도 각각 99로 기준선을 밑돌았고, 재고는 101로 100을 소폭 웃돌았다.
4분기 전망도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시황 전망 BSI는 97로 전분기 전망치와 같았고, 매출 전망은 99에서 97로 2포인트 낮아졌다. 내수 전망은 96, 설비투자는 99였으며 수출과 고용은 각각 100으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 규모와 산업 유형별 격차도 나타났다. 3분기 매출 BSI는 ICT 90, 기계 83, 소재 86, 신산업 91로 모든 유형이 100을 밑돌았다. 대형업체는 전분기 103에서 93으로 내려오며 다시 기준선을 하회했고, 중소업체도 84에 그쳤다. 다만 4분기 매출 전망에서는 대형업체가 104로 100을 웃돈 반면 중소업체는 95에 머물렀다.
4분기 전망에서는 무선통신기기와 디스플레이가 각각 103과 102로 기준선을 웃돌았다. 반도체와 화학은 각각 99, 자동차와 조선·바이오헬스는 각각 97 수준을 기록한 반면 철강은 91, 섬유는 89로 상대적으로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제조업체들이 현재 경영활동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꼽은 요인은 원자재 비용이었다. 원자재 비용 부담 가중을 선택한 응답은 53%로 전분기 52%보다 1%포인트 높아졌으며, 내수 약세·재고 누증이 38%, 대외 불확실성 지속이 34%로 뒤를 이었다.
인공지능(AI)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 AI 기술이나 서비스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7.5%였으며, 일부 사용 중인 기업이 15.0%, 향후 도입 계획이 있는 기업이 18.5%로 이를 모두 합하면 41.0%였다. AI 도입 효과로는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가 78.0%로 가장 많이 꼽혔지만, AI를 도입하지 않은 이유로는 ‘아직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70.3%에 달했다.
3분기 제조업 경기는 매출과 내수·수출이 모두 기준선을 밑돈 가운데 4분기 전망에서도 뚜렷한 반등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원자재 가격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업종별 회복 속도도 엇갈리고 있어 제조업 체감경기의 회복 여부는 당분간 업종별 차이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