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이번주 제9대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건설 연관성이 없는 정치권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와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오는 23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진 13명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이사장 선임에 관한 심의사항 등을 의결할 방침이다.
차기 이사장 후보는 ▲강수돈 경북 투자유치 특별위원회 위원 ▲김상인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 전문위원 ▲박용길 전 현대자산운용 부사장 등 3명이다.
강 후보자는 1963년생으로 대구 달성고와 경기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삼성물산에 입사해 전략기획, 국내영업 등 건설부문 경력을 두루 거쳤다. 경영기획실 전무와 상근고문까지 역임했고 현재 경북 투자유치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1958년생으로 관악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상득 전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이상득 전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 친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취임준비위 전문위원도 역임했다.
1960년생인 박 후보자는 강릉제일고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GS건설 국제금융팀 사원으로 입사해 투자사업 상무, 인수합병(M&A) 담당 상무 등 IR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사다. 이후 GS건설에서 나와 지난해 6월까지 현대자산운용 PE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후보 가운데 김 후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기 이사장으로 김상인 전문위원이 낙점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내일 이사회 결과를 봐야겠지만 아마 김 위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건설근로자공제회를 이끌 전문성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선 의문이 생긴다. 그의 주요 경력을 살펴보면 건설 경험이나 고용노동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건설근로자공제회 노조에서도 반대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낙하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이유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 연봉은 2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기준 임직원 수는 223명이며 이들의 평균 연봉은 8000만원 이상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노조 관계자는 "건설근로자공제회는 대규모 자산기금을 운용하는 곳인 만큼 전문성이 결여된 이사장 선출에 대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이사회에서 제대로 공제회를 이끌어줄 차기 이사장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