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0억원대 임원 5명…메리츠화재 다수 차지
메리츠화재사옥/사진=연합뉴스[더파워 이경호 기자] 고액 성과급 지급으로 논란이 일었던 보험업계에서 지난해 2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임원은 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에는 급여를 제외한 상여금만 20억원을 넘게 받은 경우도 있어 실제로 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였음을 보여줬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소득을 뺀 보험사 임원의 연봉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29억4천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정 회장의 연봉을 토대로 일당을 계산하면 1191만4979원이다. 연간 급여를 1년 중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 등을 뺀 근무일 수(247일)로 나눈 결과다.
정 회장은 급여 8억6천500만원에 상여 20억3천800만원을 받았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연봉은 24억여원으로 일당은 971만6599원, 김종민 메리츠화재 부사장의 연봉은 23억2천여만원으로 일당은 939만2712원이었다.
이어 이범진 메리츠화재 부사장의 연봉은 22억5천여만원으로 일당은 910만9311원,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의 연봉은 20억3천200여만원으로 일당은 822만6720원이었다.
상여금을 가장 많이 받은 임원은 김종민 메리츠화재 부사장이었다. 김 부사장의 연봉 23억2천여만원 가운데 상여금은 20억6천여만원이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상여금은 20억3천800여만원, 이범진 부사장은 19억8천여만원, 김용범 부회장은 16억6천여만원이었다.
이는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당기순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 8천68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하면서 임직원에게 연봉 최대 60%까지 성과급을 지급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사 직원들도 최대 성과급을 받았다. 삼성화재는 역대 최고인 연봉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삼성생명의 성과급은 연봉의 23%였다. DB손해보험과 KB 손해보험은 각각 연봉의 41%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보험업계 직원 평균 연봉 1위는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로 1억5천700만원이었다.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보험사로는 삼성화재(1억3천600만원), 신한라이프(1억2천400만원), 메리츠화재(1억2천만원), 현대해상(1억1천100만원), 농협생명(1억1천만원), KB손해보험(1억800만원), 교보생명(1억500만원), 농협손해보험(1억100만원), 미래에셋생명(1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보험사 임직원들 연봉이 오른 데에는 실적 개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4조1089억원으로 전년(3조3929억원) 대비 21.1% 증가했다. 이들 손보사 합산 당기순이익 규모가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 시장 불안을 대비해 보험사에 손실 흡수능력 확충 등 자본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임원 성과급 체계 점검도 벌이며 과도한 지급 자제를 유도하고 있다.
보험사의 성과급이 이익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익을 많이 낸 대형 보험사 위주로 현황 파악에 나섰으며 사회공헌 적정성 여부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