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정부가 ‘경기 둔화’를 공식화하고 석 달째 같은 진단 내리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내수가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설비투자 부진으로 경기둔화 흐름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 되는 가운데, 내수는 대면 활동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하고 있으나,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처음으로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석 달째 같은 견해를 유지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판단의 근거로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 업황 악화를 들었다.
3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13.6% 감소한 551억2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1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8.6% 줄어든 140억2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34억1700만달러였다.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58억6100만달러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39.8% 급감했다. 무선통신기기도 38.8% 줄었다. 그나마 승용차와 선박 수출이 각각 64.2%, 142.1%씩 늘어 수출 감소액을 줄였다.
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로 0.7%, 소매판매는 5.3% 증가했다. 3월 소매판매 속보 지표는 더 긍정적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 대비 503.1% 늘었다.
작년 동월 대비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7.2%로 2월의 5.2%보다 높아졌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 증가율도 9.0%로 2월의 8.1%보다 확대됐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다소 둔화'에서 '다소'가 빠졌다. 물가 둔화에 대해 좀 더 자신감이 붙은 표현으로 해석된다.
3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2% 상승해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5% 아래로 내려왔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4.0%,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4.8% 상승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불안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가·민생안정과 철저한 대내외 리스크 관리 기반하에 수출과 투자, 내수 등 전반적인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