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조성복 기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20개 가운데 벤처·유니콘기업이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제1벤처열풍(2000년도 전후) 당시 시총 상위 20위권 내에 6개에 불과했던 벤처기업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국내 유니콘기업들은 상장 후 시총이 비상장 시절 평가받은 기업가치보다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국내 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 시총 상위 2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국내 벤처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13개, 코스피 시장에 4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3월 428.34로 최저점을 찍은 뒤 현재(12월 3일 기준) 907.61로 상승했다. 제1벤처열풍이 불었던 2002년 3월 900대를 기록한 이후 2018년도에 잠시 900선을 넘겼고, 이후 2년 7개월 만에 또 900선을 돌파하며 현재 제2벤처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코스닥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시총 상위권에 자리한 벤처기업이 증가하는 등 기술성·성장성을 가진 혁신 벤처기업들의 성장과 미래가치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 벤처기업 가운데 셀트리온제약, 씨젠, 카카오게임즈 등 8개는 벤처기업 확인 이력이 있는 곳이고, 알테오젠, 제넥신, 펄어비스 등 5개는 현재 벤처기업이다. 이 중 비상장 시절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어 유니콘기업으로 평가받았던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의 시총은 최근 3조 원을 넘어섰다.
상장 벤처기업 13개 시총 합계는 44조 5천억 원으로 코스닥 시장 전체 시총(약 359조 원)의 12.4%를 차지했다. 전체 코스닥 상장 기업 수(1,454개) 대비 상장 벤처기업의 비중이 약 0.08%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 벤처기업들이 코스닥 종합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시총 상위 20개의 시총 합계(약 82.9조 원) 대비 상장 벤처기업 13개의 시총 합계 비중은 53.7%에 달했다.
상장 당시와 비교하면 카카오게임즈를 제외한 12개는 시총이 증가하는 등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상장 때보다 시총이 무려 85배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 시총 상위 20권에 자리한 벤처기업은 셀트리온,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4개다. 2010년까지는 시총 상위 20위 안에 벤처기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시장 전체 공모주 청약을 살펴보면, 역대 청약 증거금 상위 5개사 중 1, 2위는 모두 벤처기업이었다. 이 중 코스피 최대 청약 증거금을 모집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금도 벤처기업이다.
중기부는 "국내 유니콘기업 출신 중 이번 정부들어 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최근 시총은 상장 전 평가받은 기업가치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유니콘기업들이 상장 후에도 국민과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수익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상장 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1조 2천억 원이었지만, 이달 3일 기준 시총은 6조 8천억 원에 달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현재 비상장 국내 유니콘기업 13개 중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등 7개사가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야놀자 등 3개사는 상장 주간사 선정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화탁 DB금융투자 센터장은 "코스피 상장 시장의 상위 10개사를 살펴보면 2000년대는 통신·금융업, 2010년대는 전통 제조업이 주를 이뤘으나, 2020년에는 바이오, 비대면, 에너지 관련 혁신기업이 떠오르고 있다"며, "이런 산업에 벤처기업들이 많이 속해있는 만큼 향후 유니콘기업도 이 같은 업종에서 많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이번 분석을 통해 국내 벤처·유니콘기업이 상장시장의 떠오르는 주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창업-성장-유니콘-회수(IPO, 기업공개)에 이르는 선순환 구조의 벤처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내년에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더 많은 유니콘기업의 탄생과 회수에 이르는 선순환 벤처생태계를 뒷받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