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SK텔레콤은 통신·반도체 분야로 각각 인적분할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박정호 SKT CEO [사진제공=SKT]
[더파워=최병수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1984년 설립 이후 37년만에 기업분할을 통해 통신·반도체 분야로 업(業) 나눈다.
지난 14일 SK텔레콤은 ‘AI & Digital Infra 컴퍼니(SKT 존속회사)’과 ‘ICT 투자전문회사(SKT 신설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회사명은 추후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측은 “이번 인적분할의 취지는 통신과 더불어 반도체, New ICT 자산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1위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각각 분리해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구조 및 투자기반을 갖춰 반도체와 New ICT 사업을 확장하고 주주들에게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00조원대에 이르며 코스피(KOSPI) 상장기업 중 시총 2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약 635만명(점유율 약 46.5%)으로 이통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를 제외한 New ICT 사업(미디어·보안·커머스 등)은 지난 2020년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중 24%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SK텔레콤은 원스토어, ADT캡스 등 New ICT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도 추진할 예정이다.
‘AI & Digital Infra 컴퍼니(SKT 존속회사)’는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5G 1등 리더십을 기반으로 AI와 Digital 신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대표적인 신사업은 클라우드·데이터센터·구독형서비스 등이다.
AI는 현재 SK텔레콤의 서비스 및 상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분할 후에도 SK ICT 전 영역을 이끄는 코어 기술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존속회사는 안정적인 현금흐름(Cash Flow)을 기반으로 5G 유망산업에서 미래 수익을 창출하고 AI, Digital 인프라 등 혁신기술 개발에 지속 투자해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ICT 투자전문회사(SKT 신설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함으로써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중책을 맡는다. 과거 SK하이닉스가 진행했던 키옥시아(옛 일본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외에도 향후 더욱 활발한 투자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ICT 투자전문회사’는 ICT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를 적극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뒤 수익창출이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또한 ADT캡스·11번가·티맵모빌리티 등은 생활 전반의 편의를 제공하는 라이프 플랫폼 기업을 지향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번 분할을 통해 주주들이 SKT 존속·신설회사의 사업성과와 투자현황을 좀 더 분명하게 파악하고 개인성향에 맞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뿐만아니라 앞으로도 여러 기회를 통해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기로 했다.
이번 기업분할과 관련해 SK텔레콤은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래 지향적인 기업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회사명도 준비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CEO(최고경영자)는 이날 온라인 타운홀 행사를 열고 구성원들과 적극 소통하며 이번 분할의 취지 및 회사 비전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했다.
박 CEO는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설회사와 지주사 SK간 합병설에 대해서는 “합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