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유산과 관련된 상속세의 6분의 1 수준인 약 2조원 오는 30일 우선 납부
28일 삼성전자는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납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더파워=최병수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가족들이 12조원 가량의 상속세를 여러차례 납부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들 유족은 고인이 남긴 문화재·미술품 등은 정부가 운영하는 재단 및 박물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28일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유족들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예정”이라며 “유족들은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으로 작년 대한민국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 대비 3~4배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이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납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유족들은 오는 30일 가족 공동명의로 상속세의 6분의 1 수준인 약 2조원을 국세청에 납부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유족들은 고 이건희 회장이 남긴 각종 문화재 및 미술품 총 1만1000여건, 2만3000여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정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측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 미술품 2만 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방침이다.
또한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전남도립미술관·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유족들은 우리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피카소·르누아르·고갱·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된 사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과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 등에 각각 7000억원, 3000억원 등 총 1조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5000억원은 국내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되며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동 질병 증상 치료 지원 뿐만아니라 소아암 및 희귀질환 임상·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이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유족들은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