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카카오가 발표한 골목상권 상생안에 대해 '면피용 대책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사진속 인물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제공=연합뉴스]
[더파워=최병수 기자] 카카오가 최근 발표한 소상공인·골목상권과의 상생안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는 “면피용 대책에 불과”하다며 강력 반발했다.
16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의 협의도 전혀 없었고 구체적 내용도 결여된 이번 (카카오의)발표는 눈 가리고 아옹식으로 몸통은 덮어둔 채 꼬리 자르기로 일관한 면피용 대책으로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카카오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상생안을 다급하게 발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수 의장이 사실상 지주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에 가족을 임직원 취업시켜 수십억원대의 보수를 지급한 혐의를 포착해 조사에 들어갔다.
또 국회 정무위원회는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김범수 의장을 이날 증인 채택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카카오는 큰 틀에서 골목상권 논란 사업들을 철수하겠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사업 철수가 구체화된 서비스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꽃, 간식, 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중 한 둘에 불과하다”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대리운전 시장, 카카오 헤어샵 등은 언급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총 100조원에 달하며 계열사만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58개에 달하는 거대 공룡 카카오는 대리운전, 헤어샵, 퀵서비스, 서점 등 골목상권을 전방위로 침탈하고 있다”며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로 무한 확장 중인 카카오가 한두 개 사업을 접었다고 해서 골목상권 침탈 야욕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꼬리 자르기를 빌미로 대리운전과 헤어샵 등 본격적으로 침탈 중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강력 질타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톡 앱에서 인근 미용실을 예약할 수 있는 ‘카카오 헤어샵’은 고객이 첫 방문하는 경우 수수료 25%를 받는다.
여기에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평균 수수료는 약 10%대로 5%대인 여타 대형 플랫폼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중소제조사의 상품 등을 소비자가 주문할 수 있는 카카오메이커스는 판매 수수료가 25%~30%대 사이로 책정돼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카카오가 진정성 있는 상생을 내세우고 싶다면 당장 대리운전과 헤어샵 예약 등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장에서 즉각 철수하고 여타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진출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며 “또한 정부와 국회도 계류 중인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 즉각 나서 카카오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의 횡포를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카카오를 비롯한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침탈을 막고 소상공인의 영역을 보호해 건전한 온라인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