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유연수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46억 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한 직원이 횡령이 발각된 다음 날에도 월급을 정상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씨는 횡령 사실이 발각된 바로 다음날인 지난 23일 급여 444만370원을 전액 지급받았다.
공단은 “보수지급일(23일)이 법원의 임금 가압류 결정(27일) 전이어서 근로기준법 및 보수규정에 따라 전액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보수가 입금되는 계좌가 가압류돼 임의적인 출금이 불가능하다”며 “해당 금액에 대한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단 재정관리실 채권관리 업무 담당이었던 최 씨는 지난 4월부터 채권압류 등으로 지급보류 됐던 진료비용이 본인 계좌로 입금되도록 계좌정보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지난 4월부터 7차례에 걸쳐 46억원을 빼돌렸다.
공단은 최 씨가 지난 21일 41억 7천만 원가량을 한꺼번에 자신의 통장으로 옮긴 다음 날인 22일 횡령 사실을 확인했는데 최 씨는 연차 휴가를 내고 해외로 출국한 후였다.
이에 건보공단은 A씨를 강원 원주경찰서에 고발했고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부터 특별 합동감사를 진행 중이다.
신 의원은 "6개월 전 소액의 횡령으로 시작해 점점 금액을 키워가며 과감하게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그 사실을 발견하지 못해 결국 46억원이라는 대형 횡령으로 이어졌다"며 "횡령사실을 파악하고도 다음날 급여 전액을 그대로 지급한 것은 건보공단의 안일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지급을 수행하는 부서 전반에 대해 철저히 점검하고 사건 발생 후 신속한 급여정지 체계·회수방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