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더파워=최병수 기자] 올해 3분기 가계의 명목소득이 늘었지만, 실질 소득은 고물가의 영향으로 13년 만에 최대 폭으로 줄었다.
고금리에 이자 비용도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가계의 흑자액은 5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2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천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그러나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은 2.8% 줄어 지난해 2분기(-3.1%) 이후 5개 분기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소득이 취업자 수 증가세와 임금 상승에 힘입어 명목 기준 311만4천원으로 5.4%나 늘었다.
다만 실질 기준으로 보면 근로소득은 0.4% 줄어 두 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영업자 증가와 서비스업 개선 등의 영향으로 사업소득(12.0%)과 재산소득(28.7%)도 명목 기준으로 늘었다. 경조소득·퇴직수당 등 일시적인 수입인 비경상소득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장례식 등의 경조사 참여가 늘면서 28.4% 증가했다.
반면 이전소득은 18.8% 줄었다. 지난해 지급됐던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등의 정책 효과가 소멸하면서 공적이전소득이 26.1%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0만2천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다.
그러나 실질 기준으로는 0.3% 늘어 3개 분기 연속 0%대 증가율에 머물렀다. 소비지출의 대부분이 물가 상승의 영향이고 실질적인 씀씀이는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3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는 1년 전 대비 7.9%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5.9%)을 웃돌았다.
실제 음식·숙박 소비 지출은 22.9% 늘었는데 이는 전 분기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오락·문화(27.9%)와 의류·신발(15.3%)도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1만8천원으로 1년 전보다 6.6% 증가했다. 특히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비용이 19.9% 늘었다. 증가율로는 3분기 기준으로 2018년(28.7%) 이후 가장 높다.
3분기 전체 소득에서 세금이나 이자 지출을 뺀 실제 처분가능소득은 가구당 월평균 385만원으로 1년 전보다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 증가 폭은 직전 분기(14.2%)는 물론 작년 동기(7.2%)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가계 흑자율 역시 29.8%로 1년 전보다 2.8%포인트 하락하면서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30%를 밑돌았다.
반면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에 쓴 돈의 비중(평균소비성향)은 70.2%로 2.8%포인트 올라갔다. 4가구 중 1가구는 소득에서 세금과 공과금, 생활비 지출을 빼면 가계부가 '마이너스'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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