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병수 기자] 국내 1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원재료비와 이자 비용, 인건비 지출 등이 크게 늘어 영업이익은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1일 각 기업 분기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매출 100대 기업 영업실적 및 주요 지출항목 특징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매출 100대 기업 영업실적 및 주요 지출항목 특징 분석'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총영업이익은 21조4493억원으로 전년(28조4754억원)과 비교해 24.7%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감소했거나 적자가 지속된 기업은 51곳이었고, 이 가운데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도 34곳에 달했다. 고환율, 고금리, 높은 임금 상승 등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18개였고, 이 중 '이자보상배율 0 미만' 기업(영업적자)도 13개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이자 지급에 필요한 수익의 창출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 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이같은 기업이 증가한 건 영업이익 감소와 더불어 올해 3분기 누계 기준 이자비용이 전년동기대비 17.2% 급증한 데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조선업(△1791.9%), 화학업(△81.9%) 등 7개 업종은 전년동기보다 줄고 가스업(732.5%), 자동차업(507.7%) 등 8개 업종은 늘어나, 영업실적 증감률이 업종 간에 큰 격차를 보였다.
100대 기업 중 올해 3·4분기 원재료비 항목을 공시한 72개 기업의 경우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18% 증가했지만 원재료비 총액은 31.3% 급증했다. 경총은 기업들의 생산비용은 크게 늘었지만 이를 판매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의 원재료비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제조업의 원재료비 상승률은 33.1%로 서비스업(14.3%), 건설업(13.5%)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중 올해 3분기 누계 인건비를 공시한 97개 기업의 인건비는 전년동기대비 1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기업의 임금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총은 내년에도 1%대의 낮은 성장세, 고물가, 인건비 상승 등이 기업 경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3·4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되는 등 기업실적의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이미 현실화됐다. 4·4분기에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더 나빠졌을 우려가 있다"며 "규제 완화, 세제 개선, 노동 개혁 같은 과제들이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