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7% 상승하며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대부분의 품목 물가가 꺾이는 양상이지만, 외식 물가는 상승세가 여전했다.
통계청은 2일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p낮은 것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작년 2월(3.7%)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월(3.7%)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15개월 만에 3%대로 하락했다. 물가 상승세는 작년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가파르게 치솟은 뒤 점차 둔화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6% 올랐다. 전월(4.8%)보다 상승 폭을 소폭 축소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4.0%를 기록해 전월(4.0%)과 같은 상승 폭을 보였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석유류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석 달째 하락했다.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 2월(-0.05%p)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가공식품도 7.9% 올라 전월(9.1%)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농축수산물도 1.0% 올라 전월(3.0%)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전기·가스·수도 역시 23.7% 올라 전월(28.4%)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도시가스는 32.5%, 전기료는 22.5% 올랐다.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고 작년 4월 인상분이 반영되면서 상승률에 큰 차이가 없게 나타났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6.1% 상승해 전월(5.8%)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은 7.6% 뛰어 전월(7.4%)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는 5.0% 오르면서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