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한국 경제의 주요 버팀목인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했다. 무역적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15개월째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3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2% 감소한 522억4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8개월 연속 위축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산업부는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액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24억달러대를 회복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일평균 수출액은 1월 21억6000만달러, 2월 22억7000만달러, 3월 22억9000만달러, 4월 22억달러, 5월 24억3000만달러 등을 기록했다.
단일 품목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부진이 전체 수출 부진을 낳는 흐름이 계속됐다.
5월 반도체 수출액은 73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의 115억4000만달러보다 36.2% 감소했다. 반도체 한 품목에서만 1년 새 42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작년 8월 이후 10개월째 마이너스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제품(-33.2%)과 석유화학(-26.3%), 이차전지(-4.9%), 차부품(-0.7%) 등의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줄었다. 반면 자동차(49.4%), 일반기계(1.6%), 양극재(17.3%) 등의 수출은 늘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주요 6대 지역 수출이 모두 줄었다. 중국(-20.8%), 미국(-1.5%), 아세안(ASEAN, -21.2%), 유럽연합(EU, -3.0%), 중남미(-26.3%), 중동(-2.6%) 등 6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작년 같은 달보다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가 흔들리면서 한국의 최대 반도체 수출 시장인 중국과 교역 부진도 이어졌다. 다만 5월 대중(對中) 수출은 100억달러대를 회복했고, 일평균 수출(4억9400만달러)도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월 수입액은 543억4000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14% 감소했다. 원유(-16.2%), 가스(-20.2%), 석탄(-35.1%)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액이 20.6%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수입이 수출을 웃돌면서 지난달 무역수지는 21억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3월부터 15개월 연속 적자다. 다만 무역 적자 규모는 1월 125억1000만달러에서 2월 52억7000만달러, 3월 46억2000만달러, 4월 26억2000만달러, 5월 21억달러 등으로 넉 달째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무역 적자 누적치는 273억4600만달러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조업일수 감소와 IT 업황 부진 등이 지속돼 수출이 감소하고 무역적자가 발생한 상황이지만 무역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일평균 수출액은 회복되는 추세"라며 "조속한 수출 위기 극복과 수지 개선을 위해 범정부 역량을 총결집하여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