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작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방역 규제가 점진적으로 완화·해제돼 경기회복이 기대됐으나, 골목상권은 상반기 매출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을 설문한 결과,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는 답변이 63.4%였다고 3일 밝혔다.
평균적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8% 감소, 순익은 9.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8월 전경련이 실시한 조사에서 상반기 매출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평균 13.3%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어, 자영업자들이 2년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매출 전망은 올 상반기보다 감소 50.8%, 증가 49.2%로 나타나 여전히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올해 가장 부담된 경영비용 증가 항목으로는원자재・재료비(20.9%), 인건비(20.0%),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18.2%), 임차료(14.2%) 순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자금 사정을 보면, 조사 대상 자영업자들의 평균 대출금액은 약 8,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모가 1억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대부분(75.4%)이었고, 1억5천만원 이상 대출을 했다는 응답은 약 13.4%였다.
한편 조사 대상 자영업자 51.2%는 올해 초에 비해 대출금액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감소했다는 응답은 48.8%였으며, 평균적으로는 0.1% 증가로 대출 증가 응답이 많은 데 반해 평균 대출 규모 변동 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증가 이유로는 임차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고정비 지출(46.9%), 기존 대출이자 상환(25.0%), 원자재·재료비 지출(15.2%) 등 기존 사업의 확장 혹은 투자를 위한 추가 대출보다는 기존 사업 유지를 위한 대출이 많았다.
대출 감소 이유로는 향후 금리 상승 우려로 기존 대출 축소(40.6%)가 가장 많았으며, 매출 및 수익성 개선으로 인한 기존 대출 상환(20.9%), 대출한도 문제로 인한 추가 대출 불가(17.2%) 등이 있었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자영업자들의 84.4%가 내년인 2024년 이후로 전망했다.(’24.上 26.6%, ’24.下 19.8%, ’25.上 18.4%, ’25.下 19.6%)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12.8%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의 약 40%가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9.4%),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6.7%),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4.2%) 등이 있었다. 그러나 폐업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경우에도 특별한 대안 없음(22.3%) 등 부정적인 이유가 53.1%로, 코로나19 종식 후 경기회복 기대(14.2%) 등의 긍정적인 이유(25.5%)보다 더 컸다.
실제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폐업할 때 퇴직금 개념으로 지급되는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이 올해 5월 말까지 5,549억원이 지급되었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66.4% 증가한 수치다. 방역 조치 해제로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영업 실적이 악화되자 폐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임차료 상승 및 각종 수수료·세금 부담(21.1%),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매입비 부담(17.2%), 고금리 지속, 만기도래 등 대출 상환 부담(16.7%) 순으로 답변하였다. 자영업자를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는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9.0%) 저금리 대출 등 자금지원 확대(18.5%),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소비 촉진 지원(16.6%)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어두운 경기 전망 속에 다른 대안이 없거나, 대출금·임차료 등 부담으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고려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내수 활성화 촉진 등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줄 정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