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5대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에서 3%대 금리가 점차 사라지고 2%대 금리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연 3.00%)보다 은행 대출금리가 2%대로 내려앉아 예대 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 수신(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1년 만기 기준, 우대금리 포함)를 기존 연 3.00%에서 2.95%로 낮추기로 했다. 이는 약 2년 7개월 만에 해당 상품의 금리가 다시 2%대로 내려온 것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20일 대표 수신 상품 '쏠편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를 연 3.00%에서 2.95%로 0.05%p 인하했다. 신한은행 역시 2년 8개월 만에 2%대 금리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과 하나은행도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SC제일은행은 17일부터 네 가지 거치식 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0%p 인하했고, 하나은행도 14일 '하나의 정기예금',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 '정기예금' 등 3개 상품의 12~60개월 만기 기본 금리를 0.20%p씩 낮췄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23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2.95~3.30%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이 지난 20일 2%대로 가장 먼저 내려왔고, KB국민은행도 이날 2%대 금리에 합류했다.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75%로 0.25%p 인하할 경우, 나머지 3개 은행도 이르면 이번 주나 다음 주 안에 대표 정기예금 금리를 2%대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신 상품 금리를 즉각 조정하지 못하고, 여론과 경쟁사의 움직임을 살펴가며 조정 시점을 재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이후 3%대 금리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작년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 금리차는 1.43%p로 전월(1.41%p) 대비 0.02%p 확대됐다. 이는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예금 금리 하락 폭이 대출 금리보다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