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 위축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사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정부 차원의 긴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 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영업자 2024년 실적 및 2025년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자영업자의 72.6%가 2024년 매출이 2023년에 비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평균 감소율은 1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2.0%의 자영업자가 2024년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평균 감소율은 13.3%로 집계됐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매출이 2024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61.2%,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62.2%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이 예상하는 올해 평균 매출과 순이익 감소율은 각각 6.5%, 7.2%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경영 비용으로는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 ▲임차료(18.7%) ▲대출 상환 원리금(14.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의 평균 대출금액은 1억2천만원, 월평균 이자 부담액은 84만3천원으로, 평균 8.4%의 금리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예금은행의 평균 대출금리가 4.7%, 소액대출 금리가 6.9% 수준인 점을 감안했을 때, 상당수의 자영업자들이 제2금융권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서도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지속적인 폐업 고려 현상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3.6%가 향후 3년 이내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고려하는 주요 이유로는 ▲영업 실적 지속 악화(28.2%) ▲경기 회복 전망 불투명(18.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18.1%) ▲임차료·인건비 상승(11.9%) ▲원자재 가격 상승(11.9%) 등이 꼽혔다.
한편, 경기 회복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반(50.2%)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다.
올해 예상되는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34.9%) ▲원부자재 매입비 부담(24.0%) ▲임차료·세금·수수료 부담(12.3%) ▲대출 상환 및 금리 부담(11.6%) ▲최저임금 등 인건비 부담(9.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대출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 확대(22.1%) ▲소비 촉진 방안 확대(20.9%) ▲원부자재 가격 등 물가 안정화(14.0%) ▲임대료 지원 강화(11.7%)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0.5%) 등의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가 둔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장기화될 경우 서민 경제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금융 지원 확대, 원자재 가격 안정, 소비 촉진 정책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