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가 2024년 4분기 매출을 더욱 늘리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1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첨단 공정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TSMC는 시장 점유율 67%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한 반면,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의 주문 감소로 인해 매출이 다소 주춤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가 첨단 공정 수요 증가와 성숙 공정 수요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전체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서버와 플래그십 스마트폰 등 고부가 제품군의 수요 급증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정책 변화도 업계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미국 무역 관세가 파운드리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 시장을 겨냥한 TV, PC, 노트북 등 제품의 주문 급증이 2025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이 2024년 말 도입한 소비자 보조금 프로그램도 상류 업체들의 조기 재고 보충을 촉진했다. 여기에 TSMC의 AI 칩 및 첨단 패키징 수요가 꾸준히 지속됨에 따라, 통상적으로 비수기인 1분기에도 파운드리 매출 감소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4분기파운드리상위10위매출및점유율/출쳐=트렌드포스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TSMC는 웨이퍼 출하량 증가로 매출이 268억5천만 달러로 확대되며 1위를 유지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신규 첨단공정 고객사 매출이 기존 주요 고객의 주문 감소를 완전히 상쇄하지 못해 매출이 전분기 대비 1.4% 감소한 32억6천만 달러, 시장점유율 8.1%로 2위를 차지했다.
SMIC는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웨이퍼 출하량은 감소했으나 신규 12인치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믹스 최적화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1.7% 증가한 22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5.5%로 3위에 올랐다.
UMC는 고객의 선제적인 주문 덕분에 설비 가동률과 출하량이 예상보다 양호해 ASP 하락 영향을 상쇄하며 전분기 대비 0.3% 감소한 18억7천만 달러로 4위를 유지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웨이퍼 출하 증가에도 불구하고 ASP가 소폭 하락해 매출이 전분기 대비 5.2% 증가한 18억3천만 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국산화 정책은 넥스칩(Nexchip)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화홍그룹(HuaHong Group)은 6위를 유지했으며, HHGrace의 12인치 팹 가동률 개선과 HLMC가 중국의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과 재고 보충 수요 증가로 설비 가동률이 높아지며 전분기 대비 6.1% 증가한 10억4천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타워 세미컨덕터(Tower Semiconductor)는 ASP 개선이 낮은 팹 가동률 영향을 상쇄해 매출이 4.5% 증가한 3억8천7백만 달러로 7위를 유지했다. VIS는 소비자 수요 약화로 출하량이 감소했으나 ASP 상승이 이를 부분적으로 상쇄해 매출은 전분기 대비 2.3% 감소한 3억5천7백만 달러로 8위였다.
한편 넥스칩은 이번 분기에 유일하게 순위 변동을 보이며 9위로 올라섰다.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DDI)의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센서(CIS)와 전력관리반도체(PMIC)의 견조한 출하량에 힘입어 매출이 전분기 대비 3.7% 증가한 3억4천4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PSMC는 메모리 파운드리 및 소비자용 칩 수요 약화로 인해 10위로 밀려났으나, 연간 총 매출은 넥스칩보다 소폭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