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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故 최종현 회장 육성 담긴 ‘디지털 아카이브’ 완성…한국 경제사의 생생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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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故 최종현 회장 육성 담긴 ‘디지털 아카이브’ 완성…한국 경제사의 생생한 기록

유연수 기자

기사입력 : 2025-04-02 09:53

시대를 초월한 경영 메시지 전달 … 그룹 성장사 오해를 해소할 자료도 대거 포함

1996년1월최종현SK선대회장이서울한남동에서조지H.W.부시前미국대통령과만나환담을나누고있다.(연합뉴스)
1996년1월최종현SK선대회장이서울한남동에서조지H.W.부시前미국대통령과만나환담을나누고있다.(연합뉴스)
SK그룹의 창업 2세대이자 한국 경제 성장기를 이끈 핵심 인물인 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과 기업 활동 전반이 담긴 기록이 27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다. SK는 이를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디지털화해 영구 보존 및 활용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기록은 일명 ‘선경실록’으로 불릴 만큼 방대한 분량이다. SK그룹 수장고 등에 보관돼 있던 30~40여 년 전의 오디오, 비디오, 문서, 사진 등 총 1만7,620건, 13만1,647점의 자료가 디지털 형태로 변환됐다. 특히 최 선대회장의 육성 녹음만도 오디오 테이프 3,530개 분량으로, 하루 8시간씩 들어도 1년 이상 걸릴 만큼 방대하다.

SK는 2023년 창사 70주년 어록집을 제작하던 과정에서 옛 자료의 사료적 가치를 인식하고 2년간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최 선대회장은 그룹 내 회의, 간담회, 사업 계획 보고, 외빈과의 대담 등 모든 활동을 녹음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그는 경영철학을 실무에 반영하고자 했으며, 이러한 기록문화는 SK만의 고유한 전통으로 계승됐다. 특히 SK의 경영관리 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와 수펙스추구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1980년12월최종현SK선대회장이유공(現SK이노베이션)인수후첫출근해,사무실에서직원들과인사를나누고있다.(SK제공)
1980년12월최종현SK선대회장이유공(現SK이노베이션)인수후첫출근해,사무실에서직원들과인사를나누고있다.(SK제공)
공개된 녹음에는 한국 경제가 격변하던 시기의 통찰력 있는 발언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1980년대 중반 선경 임원 간담회에서 그는 “정치가 불안할수록 경제까지 망가지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경제가 버틴다”며 기업인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또 “우리는 가장 리얼리티를 걷는 기업가들이니, 불안에 휘둘리지 말자”는 메시지도 남겼다.

1982년 신입사원들과의 대화에서는 “좁은 한국 사회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해선 안 된다”며 관계 중심 문화를 비판했고, 1989년에는 “이익이 나면 최대 500%까지 성과급을 줄 수 있다”며 노사 화합을 통한 이익 공유 철학도 밝혔다.

특히 연구개발(R&D)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R&D 인력도 시장과 고객을 알아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주문했으며,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을 예견한 듯한 발언도 남겼다. 1992년 SKC 임원 회의에서는 “하드웨어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소프트웨어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도 돋보인다. 1990년대 중반 유럽 왕세자와의 면담을 앞두고 작성한 보고서에는 “기후위기가 심각한 국제 문제로 대두될 것이며, 법정기준보다 더 엄격한 환경기준을 자발적으로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중동 고위 관계자를 만나 원유 공급을 타결한 이야기, 이동통신 사업권 반납 과정에서 구성원을 격려한 장면, 외국담배회사와의 협업 제안을 ‘신용’을 이유로 거절한 사례, 심지어 김장김치 보관법까지 다양한 일화가 기록돼 있다.

SK 관계자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경영 기록은 한국 산업 역동기의 중심에서 기업가들이 어떤 철학과 고민으로 위기를 돌파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료”라며 “첨단기술로 복원 품질을 높였고, 앞으로 그룹 철학 확산과 교육자료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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