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시장의 우려를 딛고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갤럭시 S25 시리즈의 흥행과 반도체 부문에서의 출하량 선방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8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매출이 79조원, 영업이익은 6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15%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당초 5조원 초반대로 예상됐던 것과 비교해 약 30% 이상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 측은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의거한 추정치로, 결산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 상승의 일등공신은 모바일경험(MX) 사업부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가 최단기간 국내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며 MX 부문의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최고가 모델인 ‘갤럭시 S25 울트라’가 전체 사전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반도체 부문에서도 D램 출하량 증가가 실적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성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하락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10조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3분기 9조1천억원, 4분기 6조4천억원으로 계속 하락해왔다.
다만, 향후 실적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 등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는 아직 본격적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관련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경영 현황에 대한 문의 사항을 사전 접수받아 이달 말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답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나서며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전영현 DS부문장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HBM4, 맞춤형 HBM 등 차세대 메모리에서도 계획대로 개발·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