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서 철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업의 안전성과 품질 확보를 위한 충분한 공기(공사기간)가 보장되지 않은 가운데,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무리한 공기 단축 요구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현대건설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 최대 난공사 중 하나인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서 적정 공기 확보는 타협 불가능한 선결 조건”이라며 “현실적으로 이를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이미 해당 공사의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한 데 이어, 부산시와 지역 시민단체의 입찰 배제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도 고려됐다. 현대건설은 “사익을 위해 개항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킨다는 근거 없는 주장과 집회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국책사업의 성공을 위한 본연의 노력들이 왜곡되지 않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이번 공사의 기본설계 과정에 250여 명의 전문가와 600억 원의 비용을 투입해 6개월간 심도 있는 기술 검토를 진행했다. 간사이공항과 첵랍콕공항 등 유사 사례와 최근 무안공항 사고 등을 분석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적정 공기를 제안했지만, 오히려 특혜·꼼수 논란 등에 휘말리며 입찰 철회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국책사업의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속 사업자 선정 과정에 적극 협조하고, 기존에 제출한 기본설계도서에 대한 권리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입장 표명은 컨소시엄 전체가 아닌 현대건설 단독의 결정이며, “컨소시엄이 해체되지 않고 후속 사업 참여가 가능하도록 모든 권리를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이번 결정은 사업의 성공과 국민 안전을 위한 고뇌 끝의 책임 있는 판단”이라며, “앞으로도 국책사업에 대한 성실한 참여와 기술적 기여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