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저항 끝났다”… 2000만원 넘긴 단지 속출, 수요자 ‘막차 청약’ 몰려
지방 5대 광역시의 아파트 분양가가 3년 사이 평균 33%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시장 회복 기류에 힘입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에서도 3.3㎡당 분양가 2000만원을 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고점 우려 속에서도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는 청약 수요가 몰리는 등 ‘늦기 전에 집을 사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지방 5대 광역시에 공급된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104만원으로, 2021년(1584만원) 대비 32.8%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의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2021년 3.3㎡당 1498만원이던 분양가는 지난해 2357만원으로 57.4% 급등했다. 이어 대전이 55.9%(1305→2035만원), 울산 47.6%(1393→2056만원), 광주 21.2%(1641→1988만원), 대구 19.7%(1682→2013만원) 순이었다. 특히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대구(2229만원), 부산(2012만원)은 여전히 2000만원을 넘기고 있다.
부산은 작년 한 해에만 3.3㎡당 3000만원을 넘긴 단지가 4곳이나 나왔다. 전국 평균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이 중 3곳은 수영구에, 1곳은 동구에 집중됐다. 분양가 상승률 2위를 기록한 대전도 지난해 분양된 17개 단지 중 절반에 가까운 8곳이 2000만원을 돌파했으며, 대부분 유성구에 몰려 있다.
울산 역시 13개 분양 단지 중 9곳이 2000만원을 넘겼고, 이 중 7곳은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남구에, 나머지 2곳은 중구에 위치해 있다.
이처럼 분양가가 매년 치솟자, 수요자들은 늦기 전에 분양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산 수영구에 공급된 ‘드파인광안’은 3.3㎡당 분양가가 3300만원에 달했지만 1순위 청약에서 4295명이 몰리며 평균 13.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 ‘도안푸르지오디아델’(29BL), ‘힐스테이트도안리버파크5단지’도 각각 30.81대 1, 23.76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방 분양가가 비싸면 수요가 위축됐지만, 최근에는 수도권과 큰 차이가 없어졌고 오히려 인기 지역에서는 수도권보다 비싼 단지들도 나온다”며 “분양가 상승에 대한 저항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지금 아니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 심리도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