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위진홍 교수가 세포소기관 이온채널을 활용한 질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도 ‘우수신진연구사업’과 ‘신진연구자 인프라 지원사업’에 연이어 선정됐다. 두 과제 모두 선정된 것은 세포 간 상호작용 및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해 희귀질환 등 난치성 질환 치료 기반을 마련하려는 위 교수의 연구 성과와 가능성이 국가 차원에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위 교수는 ‘리소좀 TRPML 이온채널 기반 세포소기관 조절로 질환 신규 치료 표적 제시’라는 주제로 향후 5년간 약 12억5000만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다. 이번 연구의 중심은 세포 내에서 불필요한 물질을 분해하는 ‘리소좀(Lysosome)’이다. 위 교수는 이 리소좀이 단순한 청소 역할을 넘어 영양분 공급, 세포 항상성 유지, 신호전달 조절 등 생명 유지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리소좀 내 TRPML(transient receptor potential mucolipin) 이온채널이다. 이 채널은 칼슘(Ca²⁺), 마그네슘(Mg²⁺), 철(Fe²⁺), 아연(Zn²⁺) 등 다양한 이온의 흐름을 조절하며, 이는 세포소기관 간 신호 전달과 반응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 위 교수는 이온채널 활성의 변화가 세포 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질병 발생 메커니즘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 타깃을 발굴할 계획이다.
위 교수는 또 신진연구자 인프라 지원사업을 통해 첨단 이미징 장비인 ‘홀로토모그래피(Holotomography)’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장비는 살아있는 세포를 염색이나 손상 없이 3차원으로 관찰할 수 있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포소기관의 상호작용과 기능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로써 질환과 직접 연관된 세포 변화 과정을 정밀하게 관찰하고 진단·치료 연구로의 확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과제는 단순한 기초연구를 넘어 세포소기관 기반의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위 교수는 “세포소기관 이온채널은 생명현상의 본질을 파악하는 중요한 연구 분야이며, 이 분야의 기술 선점은 미래 의료 패러다임 전환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교수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전기생리학 기반 세포소기관 이온채널 연구에 성공한 그룹으로, 2021년 관련 연구를 학술지 'Nature'에 발표하며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과제를 통해 희귀질환뿐 아니라 대사질환, 신경계 질환, 노화성 질환 등 폭넓은 분야에서 치료기전 발굴과 신약 후보물질 개발이 기대된다.
가톨릭대 의과대학은 “이번 연구는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융합형 연구자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생명과학 기반 미래 의료연구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