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대응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 2025년 7월 Global Monthly EV and Battery Monthly Tracker, SNE리서치)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 세계에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하이브리드(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504.4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37.3%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16.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7.2GWh(점유율 9.4%)로 전년보다 4.4% 증가하며 3위를 유지했지만, 테슬라향 물량이 줄어든 것이 성장세를 제약했다. 반면, 기아 EV3와 GM의 얼티엄 플랫폼 기반 모델 판매 호조가 일부 만회 효과를 냈다.
SK온은 19.6GWh(3.9%)로 10.7% 증가하며 5위를 지켰다. 현대차 아이오닉5·EV6, 폭스바겐 ID.4 등의 판매 회복이 주효했지만, 포드 F-150 라이트닝 판매 둔화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SDI는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용량은 16.0GWh(3.2%)로 8.0% 감소했으며 순위도 5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주력 고객사인 BMW의 i4 모델 판매 둔화와 미국 리비안이 중국 고션(Gotion)의 배터리를 채택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출처: 2025년 7월 Global EV and Battery Monthly Tracker, SNE리서치)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급성장했다. CATL은 전년보다 37.9% 증가한 190.9GWh로 점유율 37.9%를 기록하며 글로벌 1위를 수성했다. BYD는 배터리와 차량을 함께 생산하며 58.4% 증가한 89.9GWh를 기록, 2위를 차지했다. CALB, 고션, EVE 등 중국 업체 6곳이 점유율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일본 파나소닉은 18.8GWh로 6위에 올랐으며, 미국 내 공급망 재편과 중국산 소재 탈피 전략을 추진 중이다.
SNE리서치는 “미국의 OBBBA법과 유럽의 현지화 규제 등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기술력 외에도 공급 기반 독립성과 지역 전략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전환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전 세계 리튬이온 이차전지 수요는 1320GWh로 전년 대비 31.9% 증가했으며, 이 중 전기차용이 898GWh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해액 용매 수요는 2035년까지 418만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