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SK텔레콤이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유심 교체 및 대리점 보상 등 일회성 비용 여파로 올해 2분기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다만 AI 및 데이터센터 중심 신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SK텔레콤은 6일,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388억원, 영업이익 3383억원, 당기순이익 8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1% 줄었고, 순이익은 76.2% 급감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3조1351억원, 영업이익 2509억원, 순이익 369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급락의 원인은 고객 유심 교체 무상 제공, 대리점 손실 보상 등 일회성 비용 지출 때문이다. SKT는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전면 시행 중이다. 이 일환으로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와 전 국민 대상 보상 패키지를 추진하고 있다.
AI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AI 전용 데이터센터(AI DC) 매출은 1087억원으로 13.3% 늘었고, B2B 중심 AIX 사업 매출도 15.3% 증가해 468억원을 기록했다. AI 에이전트 ‘에이닷’은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신규 서비스인 ‘에이닷 노트’와 ‘브리핑’은 출시 한 달 만에 사용자 80만명을 넘겼다.
미래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도 본격화됐다. SKT는 6월, AWS 및 SK그룹 계열사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발표했다. 울산 AI DC는 2027년 가동 예정이며, 서울 구로 DC와 함께 총 300MW 이상 전력 용량을 확보해 2030년 이후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정보보호 강화도 전사적 과제로 부상했다. SKT는 국내외 고객 대상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완료하고, 유심 무상 교체를 시행 중이다. 짐페리움(Zimperium) 기반 모바일 보안 솔루션도 1년간 전 고객에게 무료 제공된다. 여기에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제도’도 도입해 피해 보상 체계를 강화했다.
한편 8월 한 달간은 통신요금 50% 감면, 월 50GB 추가 데이터, 멤버십 제휴 혜택 확대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도 이뤄진다. 해지 후 6개월 내 복귀 고객에 대해 멤버십 등급 및 가입 연수를 유지해주는 제도도 운영된다.
김양섭 SKT CFO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본업 경쟁력과 AI 기반 신사업 모두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