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유연수 기자]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위고비)의 동아시아 3상 임상시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에 게재됐다고 분당서울대병원은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가 총괄했으며, 한국과 태국 12개 기관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주 1회 세마글루티드 2.4mg을 주사한 비당뇨 비만 성인 150명을 대상으로 44주간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세마글루티드 투약군은 평균 체중이 16.0% 감소해 위약군(3.1% 감소) 대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허리둘레도 11.9cm 줄었으며, 15% 이상 체중을 감량한 비율은 투약군이 53.0%로 위약군(4.2%)보다 12배 이상 높았다.
이번 임상시험은 동아시아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을 적용해 진행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기존 서양인 기준(BMI 27~30 이상) 연구의 한계를 보완해 한국 및 아시아 임상 현장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세마글루티드 투약군의 89.1%에서 메스꺼움, 변비,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보고됐으나 위약군에서도 77.6%가 유사한 증상을 보여, 기존 GLP-1 계열 약물에서 알려진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임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 비만 기준을 적용한 최초의 임상시험으로, 비교적 낮은 BMI의 한국인과 아시아인에서도 세마글루티드가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옵션임을 확인했다”며 “향후 진료 지침과 보험 정책 수립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