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민진 기자] 결혼 약속이 파기되는 약혼해제는 단순한 이별과 달리 법적 책임이 뒤따른다. 법원은 약혼을 혼인의 준비 단계로 보되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약혼이 파기된 경우에는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예물과 예단은 혼인을 전제로 한 급부로 평가되며 일반적으로 귀책이 있는 쪽이 반환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본다.
법원은 약혼해제 사유를 판단할 때, ‘혼인생활의 기초적 신뢰를 깨는 사정’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대표적인 사유로는 중대한 허위·은폐(범죄, 채무, 질병 등), 폭언·폭행과 같은 성격적 결함, 제3자와의 부정행위, 상습 도박이나 경제적 무책임 등이 있다. 반면 일시적 다툼이나 경미한 성격 차이만으로는 해제의 정당성이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에는 예식장, 촬영, 드레스 등 ‘스드메’ 계약금과 위약금, 신혼집 계약 관련 비용, 청첩장 및 상견례 등 결혼 준비 비용이 포함될 수 있다. 또한 파기 과정에서 모욕적 언행이 확인되면 위자료가 추가로 인정되기도 한다. 다만, 쌍방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배상액이 제한될 수 있다.
예물과 예단은 일반적으로 혼인 성립을 전제로 한 급부로 간주된다. 따라서 귀책 있는 당사자는 수령한 물품을 반환하거나, 현물 반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시가 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 쌍방 과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상호 반환하거나 상당 부분을 상계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손해배상이나 재산 반환 등 약혼해제 관련 분쟁에서는 입증이 문서에 의해 좌우된다. 예식·주택·여행 등 계약서와 입금 내역, 예물 영수증·감정서·사진, 문자·메신저·통화녹취, 제3자 진술, 진단서·상담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내용증명으로 사실관계와 요구사항을 먼저 특정하고, 협의 결렬 시 손해배상·예물반환 청구를 병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강천규 대표변호사는 “약혼해제의 쟁점은 귀책, 손해, 예물의 성격 세 가지”라며 “감정적 통보보다 증거 보존과 비용 최소화 협의가 우선이고, 초기 단계부터 법률자문을 병행하면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