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압박·부채 부담에 이어 직원 명의 도용 대출 사건까지…업계 구조적 문제 지적
BMW회사로고 BMW코리아 공식 딜러사에서 근무하던 한 영업사원이 실적 압박과 부채 부담을 호소하다 숨진 가운데, 같은 BMW 딜러사인 한독모터스에서도 직원 명의 도용을 통한 불법 대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소방당국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소재 BMW 신차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영업직원 이 모(39) 씨가 지난 12일 사무실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이 씨는 지난해 5월부터 해당 지점에서 근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외부 개입 등의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해 변사로 처리했으며, 장례는 경기도 파주에서 진행됐다.
이 씨는 생전에 실적 압박과 영업 부담을 토로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및 기타 온라인 게시글에는 차량 판매 실적 압박이 심각했으며, 할인 경쟁이 붙어 부채가 늘어났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그는 “(자동차를) 파는 족족 수당을 박으면 남는 게 없어 어떻게 다음 차를 파냐”라고 언급하며, 회사 내부에서 발생한 폭언과 협박에 대한 내용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 측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다.
BMW코리아 공식 딜러사인 한독모터스에서도 내부 부정 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한독모터스 C전시장의 영업팀장 B씨가 부하 직원 P씨의 신분증을 도용해 수억 원대의 불법 대출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제보팀장에 따르면 피해자 P씨는 사회 초년생으로, 2021년 한독모터스 C전시장에 입사해 팀장 B씨의 비서로 근무했다. 당시 B씨는 “1년 후 영업직으로 전환시켜 주겠다”며 P씨의 신뢰를 얻은 뒤, 차츰 신분증을 요구하는 등 의심스러운 요구를 했다.
2022년 4월, B씨는 “지식산업센터 투자 관련 은행 업무를 대신 봐 달라”며 P씨를 은행으로 보냈고, 이 과정에서 P씨의 명의로 사업자 등록이 이루어졌다. 이어 2억2800만 원의 대출을 포함해 총 4억 원에 달하는 부채가 P씨 앞으로 발생했다.
B씨는 P씨에게 “6개월 뒤 명의를 변경해주겠다”며 안심시켰으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명의 변경이나 대출 상환 등의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P씨는 막대한 대출 부담은 물론이고 신용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태다.
결국 P씨는 한독모터스를 퇴사했고,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한독모터스 측은 이렇다 할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