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이경호 기자] 췌장암은 ‘침묵의 암’이라 불릴 만큼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등 통증이나 소화불량, 체중 감소 같은 신호가 나타나도 단순 위장 문제로 여기기 쉬워, 병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김지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췌장암은 주변 장기와 혈관에 빠르게 침투하고 조기 발견이 어려워 예후가 나쁜 편”이라며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최근 당뇨병을 진단받은 중장년층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유 없이 수개월 사이 5kg 이상 체중이 줄거나, 허리 아래쪽 등 부위에 묵직한 통증이 계속된다면 복부 영상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김 교수는 “소화불량이나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며 “등 통증과 체중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췌장암의 주요 원인은 흡연, 만성 췌장염, 비만, 고지방 식단, 당뇨병 등이다. 최근에는 당뇨병 진단 1~2년 이내 췌장암이 발견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진단에는 CT, MRI, 내시경 초음파(EUS), 종양표지자(CA19-9) 혈액검사 등이 활용된다. 이 중 내시경 초음파는 췌장의 미세한 병변까지 확인할 수 있어 조기 진단에 특히 효과적이다.
수술은 완치 가능한 유일한 치료법이다. 절제가 가능한 경우 ‘췌십이지장절제술’이 시행되며,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도입돼 정밀도와 회복률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진단 당시 수술 가능한 환자는 15~20%에 불과하다. 대다수는 항암치료나 완화 치료를 받으며, 표적치료나 면역항암제 임상도 활발하다.
김 교수는 “수술 가능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췌장암 치료의 핵심”이라며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더라도 1~2년에 한 번 영상 검사를 포함한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예방을 위해선 금연, 저지방 식단, 체중 조절, 절주 등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위험이 2배 이상 높고, 비만 역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췌장암은 조용하지만 치명적이다. 반복되는 소화불량, 등 통증, 체중 감소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작은 이상에도 적극적인 진단과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이경호 더파워 기자 lkh@thepowe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