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산하 투자기관 채무 26조7781억원…시민 1인당 약 287만원
2027년 지방채 상환액 57% 신규 차환채로 충당…중장기 채무관리 개선 촉구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영숙 의원(더불어민주당·도봉1)
[더파워 이경호 기자] 서울시가 기존 지방채를 상환하기 위해 2005억원을 새로 빌린 뒤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갚는 재정운용을 추진하면서 약 11억7000만원의 이자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산하 투자기관의 채무가 2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기존 빚을 새로운 빚으로 갚는 차환 중심의 재정운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영숙 의원(더불어민주당·도봉1)은 지난 3일 열린 서울시 기획조정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방채 발행과 상환 계획을 점검하고 불필요한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한 채무관리 개선을 촉구했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채무는 2017년 3조7451억원에서 2026년 11조5695억원으로 약 3.1배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기준 산하 6개 투자기관의 채무 15조2086억원을 합치면 총 26조7781억원으로, 서울시 인구 약 933만명을 기준으로 시민 1인당 약 287만원에 해당한다. 산하 기관 중에서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9조7844억원, 서울교통공사가 5조550억원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이 집중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단기 차환채 발행 계획이다. 서울시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지방채를 상환하기 위해 2005억원의 차환채를 발행하고, 내년 초 재정안정화계정 재원으로 이를 다시 갚을 예정이다. 해당 채권을 2개월 만기로 발행할 경우 예상 이자만 약 11억7000만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지방채 발행을 통한 차입금이 이미 올해 세입예산에 편성돼 있어 재정안정화계정으로 직접 상환하면 세입 결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재정안정화계정의 활용 가능성이 확인됐다면 지방채 발행 규모나 상환 재원을 조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채무 상환 계획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는 2027년 지방채 상환 예정액 1조7710억원 가운데 1조113억원(57.1%)을 신규 차환채 발행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10년간 발행한 지방채에서 만기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자 누계액은 약 2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숙 의원은 "세입 추계가 달라졌다는 지적을 피하려고 불필요한 지방채를 발행해 11억70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재정운용"이라며 "당초 계획을 그대로 집행하는 것보다 시민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방채 발행액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만기별 원리금 상환액, 차환 규모, 누적 이자비용과 산하 투자기관 채무까지 포함한 중장기 채무관리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재정 여건 변화에 따라 지방채 발행과 상환 재원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