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의 킥 ⑧교촌에프앤비] '상장 일등공신' 소진세 회장, 올해 K-치킨 세계화 박차

'경영 위기' 교촌 1년 7개월 만에 '환골탈태'...코스피 상장·사상 최대 실적 '겹경사'
"올해는 교촌 제2의 도약 본격화...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기업 비전 실천"

유통 2021-05-10 16:04 이지웅 기자
[더파워=이지웅 기자] '셰프의 킥(kick)'이라는 표현이 있다. 요리를 한순간에 특별하게 하는 셰프의 결정적 한 수, 즉 '묘수'를 의미한다. 최근 소비 환경이 달라지면서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저마다 킥을 선보이고 있다. 더파워뉴스는 치열한 생존전략에 몰두하고 있는 기업의 킥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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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는 지난해 11월 12일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피 시장에 직상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많은 국내 프랜차이즈들이 번번이 고배를 마신 코스피 상장을 교촌은 단 2년 만에 이뤄낸 것이다.

지금까지 프랜차이즈 기업이 코스피 시장에 직상장한 사례는 교촌을 제외하곤 전무하다. 국내에 상장된 프랜차이즈 기업은 '미스터피자'의 MP그룹, '맘스터치'의 해마로푸드서비스, '마포갈매기'의 디딤 등 3곳뿐이다. 이들은 모두 코스닥에 우회상장했다. 그만큼 코스피 상장의 문턱은 높다.

교촌의 코스피 상장은 창업주인 권원강 전 회장의 숙원으로 2018년 3월부터 추진했다. 당시 권 전 회장은 코스피 상장으로 브랜드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고자 했다. 하지만 권 전 회장 친인척이 직원을 폭행하는 등 갑질 논란이 발생하면서 과정은 순탄치 않게 흘러갔다. 이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자 권 전 회장은 2019년 3월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교촌이 코스피 상장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전문경영인 영입이었다. 브랜드 이미지 변신은 물론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2019년 4월 코스피 상장의 일등공신 소진세 회장이 교촌에 입성했다. 소 회장의 영입에는 권 전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회장은 소 회장과 같은 학교(계성중학교) 출신으로 오랜 친분을 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에서 40여 년간 근무했던 소 회장 영입은 당시 업계에서 엄청난 이슈였다. 그가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복심이자 그룹 2인자로 평가받던 거물이었던 탓이다.

코스피 상장 준비 ① 체질 개선 박차... 수익성 개선 및 신성장동력 확보

소 회장은 취임 직후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경영 효율화를 통한 내실 강화, 신성장동력 발판 마련 등에 힘을 쏟았다.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적을 통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증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먼저 소 회장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ERP시스템(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ERP는 기업의 생산, 재무, 인사 등을 하나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코스피 상장 후 외형 확대에 주력하기에 앞서 회사 운영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밑 작업이었다.

또한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교촌이 운영하던 돼지고기 전문점 '숙성72'를 런칭 반년 만에 철수시켰고, 2015년 선보인 한식 브랜드 '담김쌈'도 자취를 감추게 됐다. 성과가 부진했던 계열사인 수현에프앤비와 케이씨웨이는 교촌에프앤비로 흡수합병됐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QSC(품질·서비스·위생) 강화와 R&D(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본사 인근에 R&D교육센터를 신축해 제품 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가정간편식(HMR) 등 유통제품 연구실을 마련해 미래 성장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더불어 가맹점 교육 시설을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만들어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했다.

신규 물류센터 구축에도 나섰다. 기존 동부물류센터(경북 칠곡), 서부물류센터(광주)에 이어 수도권물류센터(경기 평택)와 남부물류센터(경남 양산)를 세워 치킨 사업 외에도 HMR 등 전 사업 부문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물류센터는 지난달 준공됐으며 남부물류센터는 오는 5월 완공될 예정이다.

코스피 상장 준비 ② 신제품 출시 및 매장 리뉴얼로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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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출시한 교촌신화 2종 [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교촌은 경쟁사에 비해 신제품 출시에 신중한 편이다. 일례로 2010년 허니 시리즈 출시 이후 '교촌라이스세트'를 출시하기까지 장장 7년이 걸렸다.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보다는 확실한 마니아층을 형성해 지금의 교촌 브랜드를 확립해왔다.

그러던 교촌이 지난해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4월 교촌은 3년만에 신제품 '교촌신화오리지널'과 '교촌신화순살' 2종을 출시했다. 매운맛 열풍에 대응한 제품으로 스모키한 불맛이 특징이다.

기존 치킨 사업 외에도 진출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지난해 2월 교촌은 버거 시장에 첫발을 들였다. 그 주인공은 '교촌리얼치킨버거'다. 교촌은 버거 시장 진입 테스트를 위해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 출시 당시 교촌 매장은 보통 저녁에 붐비지만 점심시간부터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앞선 3월에는 '교촌 닭갈비 볶음밥'과 '교촌 궁중 닭갈비 볶음밥'을 선보이며 HMR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제품 라인업 확대뿐 아니라 매장에도 새로움을 불어넣었다. 교촌은 2019년부터 기존 소형 가맹점의 매장 내부 면적을 50㎡ 이상으로 넓히는 '소형 매장의 중대형 전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 전략의 장점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매장을 넓히면 취급할 수 있는 상품 종류가 다양해져 더 많은 고객을 모을 수 있다. 둘째, 주방 인프라 확대로 배달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 셋째, 하루 매출의 80~90%가 나오는 저녁 시간대에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 결과 지난해 중대형 매장으로 전환한 106개점의 치킨 판매량은 전환 전보다 26% 늘어났다. 효과를 보자 교촌은 올해도 중대형 매장 전환을 지속할 계획이다. 목표는 전체 매장의 90%다.

코스피 상장 성공과 사상 최대 실적 '두 마리 토끼'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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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과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사진제공=한국거래소]
2020년은 교촌에게 특별한 한 해였다.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코스피 직상장에 이어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소진세의 매직'이 통했다.

교촌은 지난해 11월 12일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1만2300원) 대비 약 93% 오른 2만3850원에 형성됐다. 이후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상한가 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에 2.5배(152%)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주가는 하락곡선을 그렸지만 현재는 2만원대 전후를 지키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교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 오른 41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가맹점 기준 전체 매출액도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수요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교촌의 전체 가맹점 배달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장사가 잘되니 폐점도 적었다. 폐점 매장은 단 1곳으로 가맹점 수(1269개) 대비 폐점률은 0.08%에 그쳤다.

신성장동력 발굴 지속 및 글로벌 진출 가속화

상장을 통해 713억원을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 교촌은 현재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순조달금인 481억원을 신사업 추진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소 회장은 올해 소스, 소재, HMR, 맥주 등의 신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 신사업을 통해 당해 목표 매출의 15%인 1200억원을 거두겠다는 포부다.

먼저 가장 기대가 높은 신사업은 100% 자회사인 BHC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소스 기업간거래(B2B) 사업이다. 2025년까지 BHC바이오 매출을 1000억원까지 신장하고 본사 의존도를 95%에서 50%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닭고기 가공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펫사료 소재, 건강기능식품 소재, 조미 소재 등 소재 사업에도 뛰어든다.

지난해 첫발을 뗀 HMR 사업도 강화한다. 현재 60여 종의 HMR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제품군을 100여 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온라인 식품몰 '교촌몰'을 오픈해 HMR 판로 확보에도 나선다.

수제 맥주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직영점과 일부 가맹점을 중심으로 문베어브루잉과 협업해 개발한 수제 맥주 테스트 판매를 진행하고, 올해 상반기 중 독자 맥주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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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교촌에프앤비]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해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재 미국, 중국, 동남아 등 6개국 47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올해 상반기 내 싱가포르, 중동 및 아프리카 등 9개국 진출을 추진한다. 더 나아가 2025년까지 전 세계 25개국에 500개 매장을 열고 매출 7700억원과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배달 매장을 중심으로 언택트 시대에 발맞춘 사업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한 현지인 입맛과 식생활에 맞는 메뉴 개발 등 현지화에도 공을 들인다. 예를 들면 동남아에서는 밥과 치킨을 함께 먹는 식문화에 맞춰 메뉴를 고안하거나 현지에서 인기 있는 소스를 사용한 메뉴를 선보여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소 회장은 "2021년은 창사 3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교촌 제2의 도약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며 "인프라 확대를 통한 국내 치킨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성장으로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기업의 비전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웅 더파워 기자 news@th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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