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손해보험의 불완전 판매 비율은 에이스손해보험의 주력 판매 채널인 TM(텔레마케팅)만 놓고 봐도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에이스손해보험 TM의 불완전 판매 비율은 2017년 0.58%, 2018년 0.46%, 2019년 0.35%, 2020년 상반기 0.35%, 2020년 하반기 0.31%, 2021년 상반기 0.24%, 2021년 하반기 0.25%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손해보험사 TM의 평균 불완전 판매 비율은 2017년 0.27%, 2018년 0.21%, 2019년 0.16%, 2020년 상반기 0.15%, 2020년 하반기 0.13%, 2021년 상반기 0.11%, 2021년 하반기 0.11%를 각각 기록했다.
TM 채널만 봐도 에이스손해보험의 불완전 판매 비율은 업계 평균 대비 최대 0.31%포인트(2017년)나 높을 정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사무금융노조는 에이스손보의 상품 판매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에이스손보가 언론에 TM 채널을 통해 주로 상품을 판매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불완전 판매 비율이 높다고 한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무금융노조는 "에이스손해보험은 회사 TM영업부와 처브그룹 계열사인 처브다이렉트마케팅을 통해 전화 영업을 하고 있다"며 "보험 상품을 전화로 판매하는 노동자의 내부증언에 따르면, 회사의 성과압박과 판매 강요, 편법 신규가입 유도가 불완전 판매 비율이 높은 배경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내부증언에 따르면, 에이스손해보험의 TM 판매 영업은 신규가입 상품을 기존 가입 상품에 혜택을 더 주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소비자가 오해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치아보험1이라는 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 치아보험2라는 상품을 판매하면 이는 신규가입에 해당하지만, 기존 상품에 혜택을 더 주는 것처럼 유도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소비자들이 민원을 통해 가입 상품을 해지하면 불완전 판매 비율 통계에 잡히게 된다.
회사의 상품 판매 압박도 불완전 판매 비율이 높은 배경으로 꼽힌다. 에이스손해보험은 보험 상품을 TM과 홈쇼핑으로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신계약 실적 확대를 위해 노동자에게 TM 영업을 압박하다 보니, 불완전 판매 비율 업계 1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회사 관리자가 기존 상품에 혜택을 더해주는 것처럼 애매하게 설명하라고 TM 노동자들을 교육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사실이면 회사가 허위, 과장된 표현을 통한 상품의 불완전 판매를 지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2018년 6월 18일 ‘보험상품 전화가입(TM), 이제 더 신뢰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며 △허위·과장된 표현은 이제 그만 등 소비자 중심의 판매관행 확립 △고령소비자에 대한 보호 강화 △TM상품 설명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는 보험사 TM 판매의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려는 조치였다. 이후 손보사들의 TM 채널을 통한 불완전 판매 비율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떨어졌으나 에이스손해보험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에이스손해보험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에게 허위로 설명할 것을 지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에이스손해보험의 불완전 판매 비율에 주목하는 건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며 "불완전 판매 비율이 높을수록 판매 노동자는 판매 압박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며, 콜센터 노동자들은 불완전 판매 여부 확인 업무가 늘어 노동강도가 강화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에이스손해보험이 전화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면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 노동자들이 완전판매 여부 확인과 통화품질 모니터링 업무를 한다"며 "불완전 판매 건수가 많거나, 불완전하게 판매한 상품의 보완 건수가 많을수록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의 통화품질 모니터링 업무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으나, 하청업체는 도급사업비 감소를 이유로 상담원 채용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콜센터 노동자들의 시간외노동은 늘어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처브다이렉트마케팅 조직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