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에서 제시한 목표주가 13만원 절반에도 못 미치는 6만원 언급...소액주주 "공매도 치려고 목표주가 높인 것 아니냐"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다올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더파워=조성복 기자]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 연구원이 27일 지인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펄어비스 주가를 부정적으로 제시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앞서 발행한 리포트에서 제시한 목표주가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26일 ‘검은사막 모바일(黑色沙漠)’을 중국 시장에 출시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첫 서비스가 개시된 지 1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텐센트 앱 마켓 탭탭(Tap Tap)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오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 같은 인기는 '반짝 1위'에 그쳤다. 27일 오전 6시 애플 앱스토어 기준 매출 순위가 29위로 급락한 것이다.
부진한 초기 실적이 알려지면서 26일 6.99% 오르며 9만8000원으로 종가 마감했던 펄어비스 주가는 27일 24.29% 폭락하면서 7만4000원까지 떨어졌다. 8개월여 만에 다시 7만원대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다올투자증권 A연구원이 27일 텔레그램으로 지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펄어비스 적정주가를 리포트보다 훨씬 낮게 제시한 사실이 알려져 펄어비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강한 비난이 일었다.
A연구원은 ‘어제 출시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버전 초기 매출 성과가 매우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측은 반등 가능성을 보고 있지만, 트래픽 지표 상 쉽지 않다’면서 '적정주가는 6만원'이라고 적었다.
문제는 A연구원이 이날 앞서 내놓은 리포트에서 펄어비스 적정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A연구원은 리포트에서 "26일 오전 8시 출시된 중국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 22시간 후인 27일 오전 6시 기준 iOS 매출 순위 29위를 기록하며 부진한 초기 매출을 기록했다"며 "라이브 스트리밍 트래픽은 출시 이후 꾸준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래픽의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반등이 관측되지 않는다. 향후 매출 전망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연구원은 "펄어비스가 중국 검은사막 모바일로부터 얻는 매출은 퍼블리싱 비용을 지출하지 않기에 마진율이 높은 사업인데, 이 사업에서 부진한 성과는 이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리포트는 부정적인 내용이지만 A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3만원을 유지했다. 그는 지난 22일 리포트에서 "출시 직후 5위만 기록해도 현재 주가 매력적"이라면서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13만원은 지난해 9월 7일 발행된 다올투자증권 리포트의 직전 목표가인 11만원 대비 18.2% 증가한 가격이다.
펄어비스 한 주주는 "텔레그램 메시지로 펄어비스 주가를 낮게 제시한 내용이 여러 사람에게 공유되면서 순식간에 퍼져나가 투매를 부른 것 같다"면서 "공매도를 치기 위해 목표주가가 높은 리포트를 내보낸 뒤 적정주가를 절반 아래로 낮춰 흘린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올증권사 측은 “A연구원이 ‘적정주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잘못”이라며 “시장 관계자들에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