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병수 기자] 올해 우리나라가 수출 호조세에도 무역수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1일 '2022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9.2% 증가한 7천39억달러, 수입은 16.8% 증가한 7천18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4년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147억 달러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대로 147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면 1996년(206억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7년 적자규모는 84억달러 수준이었다.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나며 적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무역협회는 “러-우 전쟁과 중국 봉쇄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며 사상 첫 7000억달러를 달성할 전망”이라며 “반도체와 자동차가 10% 이상 증가하는 가운데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이 물량증가와 단가 상승효과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선박 수출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주가 급감하면서 인도 예정 물량이 크게 줄고, 러시아로 수출 예정이었던 LNG-FSU(액화천연가스 저장·환적설비) 선박의 인도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작년보다 2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수입은 원유·천연가스·석탄·석유제품 등 4대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적자를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원유 증산 결정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무역수지 적자 폭은 상반기 적자 폭(114억달러)보다 다소 축소된 33억달러로 예상됐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고원자재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제고와 수입공급망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관세청은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보다 3.4% 줄어들며 무역수지가 76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쌓인 78억달러 적자를 더하면 올 들어 누적적자는 154억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