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병수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5.7% 올랐다. 6·7월 두달 연속 6%대로 치솟은 이후 다시 5%대 후반으로 내려선 모습이다. 석유류 가격이 누그러지면서 전월과 비교해서는 21개월 만에 소폭 하락 전환했다.
그러나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지난 1월 물가는 3.6% 올라 직전 달인 작년 12월(3.7%)보다 상승률이 소폭 둔화한 바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공업제품이 전월 대비 떨어지면서 상승 폭이 둔화했다. 공업제품은 전월 대비 가공식품이 0.7% 소폭 오르긴 했으나, 두달 연속 석유류가 10.0% 내리면서 전체 1.4% 하락했다. 전년 대비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8.4%, 석유류가 19.7% 각각 오르면서, 7.0%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0% 올라 전월(7.1%)보다 상승률이 주춤했다. 축산물이 3.7%, 수산물이 3.2% 오르는 데 그치면서 선방한 것이다. 축산물 할당 관세 품목 확대와 공급 물량 증대 등의 정책 효과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호우·고온 등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여파가 이어지면서 채소류가 27.9% 올라 지난 7월(25.9%)보다 상승 폭을 키웠고, 이를 포함한 농산물이 10.4% 상승을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15.7% 상승하며 전월(15.7%)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는데,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앞서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지난 7월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었다.
개인서비스 역시 6.1% 오르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외식이 8.8%,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2% 각각 올랐다.
보험서비스료(14.9%)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4.2% 올랐다.
집세는 1.8%, 공공서비스는 0.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8%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4%였다.
생활물가지수와 근원물가는 모두 상승 폭이 전월(7.9%·4.5%)보다 둔화했다. 그러나 신선식품지수는 14.9% 올라 전월(13.0%)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유가나 국제 곡물가 같은 대외변수들의 흐름이 완전히 역전되지 않는다면 정점의 가능성도 실질적으로 있다"면서도 "다만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다시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