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병수 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면서 11월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12월도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 상반기에도 어려울 거란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6억2천만달러(약 7천72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1년 전(68억2천만달러 흑자)과 비교해 74억4천만달러나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243억7천만달러로 감소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15억7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60억7천만달러)과 비교해 수지가 76억4천만달러 급감했다.
수출이 반도체와 화학공업 제품, 철강 제품 등의 부진으로 1년 전보다 12.3%나 줄어든 반면, 원자재와 곡물, 자동차 수입이 크게 늘며 수입액이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수입(538억8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0.6%(3억2천만달러) 늘었다.
원자재 수입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4.8% 증가했다. 원자재 중 가스, 석탄, 원유 수입액(통관 기준) 증가율은 각 44.8%, 9.1%, 21.8%에 이르렀다.
반도체 등 자본재 수입도 0.4% 늘었고, 승용차, 곡물 등 소비재 수입도 0.7%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도 3억 4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1년 전보다 적자 폭도 7천만달러 커졌다.
세부적으로 운송수지는 흑자(4억8천만달러) 기조를 유지했지만, 1년 전(17억2천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12억4천만달러 축소됐다. 지난해 11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69.5%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사이 5억달러에서 7억8천만달러로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14억3천만달러)는 전년 11월(11억7천만달러)보다 2억6천만달러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7억5천만달러)가 1년 새 3억9천만달러 늘었는데, 배당 지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11월보다 적자 폭이 축소된 걸 고려하면, 지난해 경상수지가 한은의 전망치인 '248억 달러 흑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