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최병수 기자] 전기와 가스비 등 인상 여파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넘어서면서 물가 상승폭이 석 달 만에 다시 확대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작년 9월 5.6%에서 10월 5.7%로 오른 이후 3개월 만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률은 작년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치솟은 뒤 점차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지만, 작년 5월(5.4%)부터 9개월째 5% 이상의 고물가가 이어져 민생의 고통은 여전하다"며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도 1월 0.8%로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가스수도가 28.3% 상승했다. 이는 별도 통계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전기료는 1년 전보다 29.5% 올랐고, 도시가스는 36.2% 올랐다. 지역난방비도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에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기·가스·수도의 기여도는 작년 7월 0.49%포인트, 10월 0.77%포인트, 지난달 0.94%포인트로 점점 커지고 있다.
석유류는 5.0% 올랐는데, 등유와 경유가 각각 37.7%, 15.6% 오른 반면 휘발유는 4.3% 떨어졌다.
가공식품은 10.3% 올라 전월(10.3%)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는 2009년 4월(11.1%) 이후 최고치다.
특히 빵(14.8%)과 스낵과자(14.0%), 커피(17.5%) 등이 많이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1.1% 오르면서 지난달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됐지만, 한파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는 5.5% 뛰었다.
닭고기(18.5%)를 비롯한 축산물은 0.6%, 고등어(12.8%)나 오징어(15.6%) 등 수산물은 7.8% 각각 올랐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5.9%로 전월(6.0%)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됐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는 공동주택관리비(5.8%)와 보험서비스료(12.0%) 등을 중심으로 4.5%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5.0% 올라 전월(4.8%)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6.1% 올랐다. 작년 7월(7.9%) 정점을 찍은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11월(5.5%)과 12월(5.7%) 5%대로 떨어졌다가 새해 들어 다시 6%대로 올라섰다. 생활물가지수는 쌀·라면·달걀·생리대·마스크 등 국민이 많이 소비하는 품목 144개로 구성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월 물가가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된 데는 전기료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며 "전기·수도·가스의 (전체 물가) 기여도가 전기료 상승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0.17%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