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지난 6월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줄었지만, 수입이 더 많이 감소하면서다.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1년 전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은행(한은)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한화 약 7조6750억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4월 7억9000만달러 적자 이후 5월 19억3000만달러에 이어 2개월째 흑자를 유지하는 중이다.
그러나 전월처럼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불황형 흑자'가 지속됐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경상수지는 24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8억7000만달러)과 비교해 약 90%나 급감했다.
지난 6월 상품수지는 39억8000만달러로 4월 이후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55억5000만달러) 감소한 541억4000만달러였다. 수출은 지난해 9월 이후 10개월째 감소하는 중이다.
특히 석유제품(통관 기준 -40.5%), 반도체(-28.0%), 화학공업 제품(-12.8%), 철강제품(-3.2%)의 수출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중국(-19.0%), 동남아(-17.9%), 일본(-3.7%), 미국(-1.8%)으로의 수출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승용차 수출의 경우는 1년 전보다 60.7% 확대됐다.
상품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수입은 501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6억9000만달러(-10.2%) 줄었다. 원자재인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하락률은 각각 45.3%, 28.6%, 19.7%를 기록했다. 반도체(-19.2%)와 반도체 제조장비(-0.4%) 등 자본재 수입도 9.1% 감소세를 보였다. 이와 달리 승용차(75.0%) 등 소비재 수입은 6.8%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연속 적자로, 전달(-9억1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을 키웠다.
세계 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12억8000만달러) 적자 폭이 1년 전(-6억5000만달러)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대로 운송수지 흑자(2000만달러)는 전년 동월(13억달러) 대비 12억 달러 이상 급감했다.
본원소득수지는 6월 국내기업의 해외법인 등에서 대규모 배당이 지급되면서 48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폭은 전월(14억2000만달러)과 비교해 대폭 늘었다.
금융계정은 6월 순자산이 47억7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7억2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가 36억5000만달러 늘며 순자산이 21억2000만달러 커졌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61억2000만 달러, 36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증가액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