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더파워 최병수 기자]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이 덮치면서 올 2분기 민간소비까지 위축됐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동력·동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7월 국내 민간소비는 1∼3월보다 월평균 0.5% 안팎 감소했다.
특히 대면 활동과 관련된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재화 소비와 음식·숙박, 육상 여객 등 서비스 소비가 두드러지게 줄었다. 다만 승용차와 음식료품 등 내구재와 비내구재는 증가했다.
올 2분기 이후 대면활동 관련 민간소비가 부진한 것과 관련해 한은은 "펜트업 수요(코로나19 억눌린 수요) 둔화 외에 날씨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중 평균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다. 1분기 평균기온은 평년 수준(2.1도)를 상회하는 3.8도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따뜻했다. 봄철 의류 선구매가 증가했는데 이는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7월에는 평균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비가 내리면서 의복, 음식·숙박, 레저, 여행 등 대외 활동 관련 품목의 소비가 위축됐다.
5월 전국 평균 강우량은 193.4㎜, 7월은 506.1㎜로 평년 동월의 각각 1.9배, 1.7배 수준이었다. 이는 1991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향후 민간소비가 날씨 등 일시적인 요인이 사라지며 회복 흐름을 재개할 것으로 봤다. 다만, 변수는 소비여력과 소비성향, 주택가격 등에 회복 정도다.
소비여력은 양호한 고용 상황, 물가 상승세 둔화 등으로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그간 축적된 가계 초과저축이 소비 여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고금리로 인해 높아진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부담이 소비여력을 제약한다는 점이다. 기존 대출까지 고려한 잔액기준 금리의 경우 아직 고점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가계의 높은 이자비용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주택가격이 반등하면서 '부(富)의 효과'로 소비가 늘어나더라도, 대출을 동반한 부동산 경기 회복인 만큼 역시 가계 이자 비용 부담이 긍정적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외 여건 불확실성도 가계 소비를 제약하는 요소로 지목했다. 최근 소비심리 개선은 소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고금리 지속과 급속한 고령화 등도 가계 저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은은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고 있는 데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커 소비 회복 모멘텀은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