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더파워 최병수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국제 유가 상승세로 석유류 가격 하락 폭이 크게 축소된 데다 지난달 이어진 집중 호우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과일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 달보다 물가 상승 폭을 키웠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100)으로 지난해 8월보다 3.4% 올랐다. 이는 2023년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5.2%를 기록한 후 7월까지 상승 폭이 계속해서 감소 추이를 보였다. 그러다 7개월 만에 다시 증가하며 3개월 만에 3%대로 진입했다. 앞서 물가 상승률은 6월 2.7%, 7월 2.3% 등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바 있다.
품목별로 보면,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21.1%의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2.7%, 가공식품 물가는 6.3% 증가했다. 반면, 석유류 물가는 고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1년 전보다 11% 하락하는데 그쳤다.
경유(-16.9%), 휘발유(-4.6%), 자동차용 LPG(-20.1%)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가격이 하락했지만,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휘발유는 8.3%, 경유는 12.4%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폭우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2.7% 상승했다. 물 물가는 과실 가격이 오르면서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 끌어올렸다.
채소류 물가는 지난해 7월 폭염 등으로 물가가 크게 올랐던 기저효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1% 하락했다. 국산 소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2.7% 하락했고, 오징어 등 수산물 물가는 5.8%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3% 상승한 가운데 외식물가 상승률은 5.3%를 나타냈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3.9% 상승했다. 식품 부문은 1년 전보다 4.7% 올라 상대적으로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은 1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근원물가로 볼 수 있는 두 지수가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8월 물가가 기조적 물가 흐름이 바뀌었다기보다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변동이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