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 최병수 기자] 국제유가 오름세가 반영되면서 9월 소비자물가가 5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먹거리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3.7% 올랐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뒤 올해 7월 2.3%까지 낮아졌지만 8월 3.4%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상승폭을 다시 키우고 있다.
물가 상승폭이 커진 이유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하락폭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8월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11.0% 하락했지만 이달에는 하락폭이 4.9%에 그쳤다. 이에 따라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8월 –0.57%포인트에서 9월 –0.25%포인트로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둔화했다"며 "국제유가에 따라 앞으로 (물가 흐름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농산물이 7.2% 오르는 등 농축수산물도 전년 같은 달보다 3.7% 상승해 전월(2.7%) 대비 오름폭이 커졌다. 특히 사과(54.8%), 복숭아(40.4%), 귤(40.2%) 등 신선과실이 24.4% 오르며 2020년 10월(25.6%) 이후 최대 폭의 상승을 보였다. 신선과실은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과실 품목들을 말한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8%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3% 올라 7월 이후 3개월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4% 올랐다.
김보경 심의관은 "과실류의 상승 폭이 컸는데, 사과나 복숭아를 보면 생육 초기에 여름철 기상 여건이 좋지 않다 보니 생산량이나 출하량이 감소했다"며 "일부 수입 과일의 수입량 감소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