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파워뉴스=최병수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한다. 이사회의 승인이 마무리되면, 은행권은 일제히 다음 달부터 개별 투자자들과 실제 배상 비율 관련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SC제일은행이 이사회를 통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충당부채·영업외 비용 인식) 규모는 KB국민은행의 약 1조원을 포함해 최소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바탕으로 각 은행이 추정한 배상 규모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가 배상 관련 손실을 충당금 등의 방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반영하는 것을 승인하게 된다.
홍콩H지수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이번주 후반께 이사회를 연다. KB국민은행은지난 13일부터 홍콩H지수 ELS 계좌 8만여개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
신한은행도 주 후반에 이사회를 열고 ELS 자율 배상을 공식 확정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H지수 ELS 사후 관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에서 이를 논의하기로 했다.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28일 이사회가 예정돼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2일 은행들 가운데 처음 이사회를 열어 자율 배상을 결의하고, 이번 주부터 투자자들과 접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권은 ‘손실률 50%·배상률 40%’ 시나리오에 맞춰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손실이 대체로 확정된 2021년 1~7월 판매분(2024년 1~7월 만기 도래분)을 중심으로 손실·배상 규모를 따지면 6개 은행의 올해 1분기 관련 충당금 적립 규모는 최소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은행권은 경영실적 회계처리, 정무적 판단 등으로 인해 이달 중 이사회 자율 배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개별 투자자들과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별 배상위원회를 거쳐 배상 비율이 확정되거나, 자율 조정에 실패하면 결국 분쟁조정 또는 소송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