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 전망…가계부채 우려·한미 금리차도 부담
금융통화위원회/사진=연합뉴스(더파워뉴스=최병수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으로 10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한은의 목표 수준(2%)까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여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면서 역대 최대 수준(2.0%포인트)인 두 나라 간 금리 격차를 벌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이 6∼7월께 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8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가도 최근 상승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반등해 2월(3.1%)과 3월(3.1%) 두 달째 3%대를 나타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중동 정세 불안에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 5일 5개월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한은의 조기 금리 인하를 막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미국 연준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물가 지표가 최근 2개월간 예상을 웃돈 것을 두고, 일시적으로 튀어 오른(bump) 것인지 아닌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2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해 1월 상승률(3.1%)보다 높았고 예상(3.1%)보다도 강한 모습이었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이 6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기대는 약화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오는 6∼7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횟수는 연내 2회 인하(총 0.50%p)를 예상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